연예계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는 25일 조직폭력배 출신이 대표를 맡거나 대주주로 있는 3개 연예기획사에 대해 조폭자금 유입 여부를 추적하고 있으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달아난 회사 관계자들의 검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룡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용대(張容大·38)씨가 2000년 3∼4월 대종상 영화제를 앞두고 영화감독 김모씨를 통해 “여배우 H씨가 신인상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심사위원 등에게 3차례에 걸쳐 85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H씨가 실제로 신인상을 받은 점에 주목, 조만간 장씨 측에서 돈을 받은 심사위원 등을 소환해 수상자 선정 경위와 금품 수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장씨가 99년 9월부터 1년여 동안 스포츠신문 기자 등 14명에게 H씨에 대한 홍보기사 청탁과 함께 한번에 5만∼200만원씩 모두 700여만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인기 개그맨 서세원씨(46)가 서울 강남의 한 주택에 비밀장부 등 기밀 서류를 보관해 왔다는 정보를 입수,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이미 자료를 빼돌린 뒤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4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달 10일 수사 착수 이후 기획사 등에서 앨범홍보비(PR비)를 받은 방송사 PD와 스포츠지 기자 8명을 포함해 기획사 관계자 등 14명을 구속 기소하고 범인 도피를 도와준 홍모씨(42·여)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비리 혐의가 드러난 뒤 잠적한 연예기획사 대표와 매니저, PD, 기자 등 40여명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기획사들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여자 연예인들의 성상납 의혹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대가성이 드러난 것은 없으며 보강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