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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ABC]파킨슨병

입력 | 2002-08-18 17:57:00

파킨슨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유명인도 예외가 아니다. 왼쪽부터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화배우 캐서린 햅번, 마이클 J폭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화배우 마이클 폭스, 캐서린 햅번, 무하마드 알리….

이들의 공통점은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라는 점이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흑색질이라고 불리는 부위의 신경세포가 파괴돼 이곳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고갈되면서 손떨림 등의 각종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10만명 이상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파킨슨병을 노화현상으로 간주,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원용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파킨슨병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65세 이상의 노인들 중에는 10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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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엔 30대나 40대에서도 종종 발병하고 있다. 마이클 J폭스도 30세 때 이 병에 걸렸다는 것.

파킨슨병은 누구에게나 있고 유명인도 예외가 아니다. 왼쪽부터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영화배우 캐서린 햅번, 마이클 폭스

▽증상과 진단〓대표적인 증상은 △몸의 근육이 굳어지고 △손이나 몸이 떨리며 △신체의 동작과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등이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초기에 질환여부를 알아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파킨슨병은 걸음걸이가 변하고 얼굴이 무표정해지는 등의 증세가 먼저 나타날 수 있으며 다음으로 우울증 배뇨장애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뒷목이나 허리 통증이 초기에 나타나기도 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른 채 허리 부위 수술을 받기도 한다.

또 한쪽 팔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종종 뇌중풍으로 오진(誤診)하기도 한다.

한편 다리가 끌리는 느낌 등으로 가볍게 병원을 찾았다가 파킨슨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기초 진단과 약물 반응 등을 통해 질환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도파민 운반체 영상검사 등 특수 검사를 이용해 조기진단과 구체적인 병의 진행정도 경과를 알 수 있다.

▽치료와 예방〓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으며 고혈압처럼 평생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주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그 기능을 보완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억제한다. 파킨슨병은 진행 정도가 느리기 때문에 환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하면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약물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고 심한 떨림증이 계속되거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수술은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약 복용은 계속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도파민 부족으로 잘못 작동되는 신경회로에 가는 전극을 꽂아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오작동을 차단한다.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도 높지만 드물게 수술합병증이 올 수 있다.

최근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특별히 운동을 한다고 해서 파킨슨병을 예방하거나 이미 걸린 병의 병세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당한 운동은 근육과 관절을 튼튼히 하고 기분을 전환시키므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파킨슨병과 치매〓65세 이상 파킨슨병 환자의 20%는 치매를 동반,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은 65세 이상의 정상 노인에 비해 치매발병률이 2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우울증이 치매로 종종 오인되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치매와 우울증을 식별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이원용 교수, 신경외과 이정일 교수, 신경외과 박관 교수)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각종 증상▼

1)진전(震顫)-주로 환자가 가만히 쉬고 있을 때 나타나는 떨림증. 가장 흔한 증세는 손으로 동전을 굴리거나 세는 것같은 떨림을 보인다.

2)서동(徐動)-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파킨슨병의 증상 중 가장 환자를 괴롭히는 증상. 서동이 심해지면 결국에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무동증(無動症)까지 나타난다.

3)강직(剛直)-근육이 뻣뻣하게 되는 것. 환자는 팔을 굽힐 때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탁탁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4)보행장애-보폭이 좁아져 종종 거리는 듯한 걸음걸이.

5)배뇨장애-소변이 방광에 가득 차 있어도 소변이 잘 안나 오거나 방광에 소변이 없어도 자꾸 소변이 마려운 등의 증상.

6)변비

7)체위성 저혈압-가만히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움.

8)우울증-환자의 10명 중 5명이 앓고 있다. 병에 걸린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 주고 환자 스스로나 보호자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

9)침흘림-환자의 10명 중 7명이 침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서 나 타남.

10)삼킴장애-병이 상당히 진행됐을 때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 렴과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다.

11)성기능 장애-정도가 심해지면 발기불능과 사정지연 등의 증상이 나타남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