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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강남 아파트 시장 ‘여름잠’

입력 | 2002-08-15 17:38:00


정부의 ‘8·9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시장이 깊은 잠에 빠졌다.

우선 재건축에 대한 규제 강화와 투기 세력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 방침으로 거래가 거의 끊어졌다. 꾸준히 나오던 매물이 거의 없어지고, 사려는 사람도 나서지 않고 있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일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격이 1주일 사이에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강남 지역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 또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저밀도 지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시장 냉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건축 규제 대상 아파트는 하락〓15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집값 폭등세를 주도하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대부분의 재건축 규제 대상 아파트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초 5억원까지 호가했던 은마아파트 31평형은 4억5000만∼4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6억원까지 올랐던 34평형도 5억5000만∼5억8000만원으로 하락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인 성창공인측은 “정부의 투기 억제 방침으로 가수요가 많이 사라져 평형별로 가격이 20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며 “그러나 가격이 조금이라도 하락하면 사겠다는 실수요자층이 두껍기 때문에 더 이상 폭락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밀도 지구 아파트는 상승〓사업승인을 앞두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 일대 주공 1∼3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상태여서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

잠실동 주공 2단지 13평형이 3억2000만원, 주공 3단지 15평형이 3억4000만원으로 1주일 전에 비해 각각 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현지 부동산 업소인 에덴공인측은 “새롭게 시행되는 재건축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희소성 때문에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그러나 매물이 없어 거래는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