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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모기와의 전쟁´

입력 | 2002-07-16 16:34:00


"1분 동안 무려 4군데나 물렸습니다."

미국 출장을 마치고 7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모씨(34)는 여객터미널 1층 탑승장에서 차를 기다리다 모기에게 10번이나 물리는 혹독한 '귀국 인사'를 치렀다.

김씨는 "인천공항 모기는 바다 모기이기 때문에 한번 물리면 타격이 심하다"고 말했다.

7월 들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21세기 최첨단시설로 알려진 인천국제공항이 '모기들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과 리무진버스 승강장, 화장실 등에 모기떼가 들끊어 여행객들과 공항 상주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여행객들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 모기에 깜짝 놀라는 소동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또 공항공사 인터넷홈페이지(www.airport.or.kr)의 사이버민원실에는 여행객들이 "어떤 방법이든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해달라"고 하소연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카운터 등에서 일하는 상주 직원들은 아예 모기약을 필수품으로 갖고 다니기도 한다.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자 공항공사측은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7월3일 밤부터 공항인근의 모기서식지 유충제거, 터미널내 화장실 소독 등 방역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전문방역업체까지 동원해 매일 모기박멸에 나서고 있지만 1층 리무진버스 승강장 주변 화단과 공항 인근 웅덩이에서 서식하던 모기가 출입문을 통해 여객터미널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