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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스]영업사원의 노하우 '최악의 고객이 최고의…'

입력 | 2002-04-26 18:12:00


최악의 고객이 최고의 고객이다/조시 고든 지음 한명순 옮김/294쪽 1만1500원 예지

첨단이라는 단어가 붙는 분야는 항상 매력적으로 보인다. 새로움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첨단의 역사를 보면 많은 경우 변죽만 크게 울렸지 한때 유행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은 ‘첨단’보다는 ‘기본’이라는 단어가 붙는 분야들이다. 인류의 상업 활동이 시작된 이래 영업은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활동에 속했다.

이 책은 바로 영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기존의 영업 관련 책들은 영업 직원들의 자세나 태도, 스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직접 대응하는 영업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현장 영업 출신답게 저자는 영업사원의 진가는 올바르게 처신하는 지성적인 고객보다는 뭔가 불만이 많은 까다로운 문제 고객을 상대할 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까다로운 최악의 고객들이 많아질수록 영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영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영업 사원을 괴롭히는 가장 까다로운 고객 유형을 20가지로 구분하였다. 즉 깎아야 직성이 풀리는 고객을 비롯해서 호의적이지만 구매는 안 하는 고객, 주문을 취소하는 고객,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고객, 당신 회사를 싫어하는 고객 등 흔히 우리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악의 고객들을 유형화하였다. 또한 각 유형별로 이들 고객들을 상대할 때 영업사원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 고객들과 협상하는 영업 전략, 거래를 종결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조사결과 영업 사원들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고객 유형인 트집잡는 고객은 영업 사원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늘 불평하며 그러한 의견에 동조하라고 은근히 압력을 가한다. 동조하면 고객과 더 가까워지고 결국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함정에 영업사원을 빠트리는 것이다. 하지만 함정에 빠져 고객의 의견에 찬성하는 순간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고객 유형인 무능한 고객의 경우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역시 영업 사원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고객 중의 하나이다. 이들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할뿐더러 제품의 진정한 가치도 구분할 줄 모르는 고객이다. 따라서 영업 사원은 고객이 제품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이들을 현명한 구매자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영업은 이론보다는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책으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산만하기 쉬운 영업 노하우를 체계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영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사업의 기본인 영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