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기 전까진 이들의 실력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해줘야 팀이 산다.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키플레이어’들 얘기다.
기아는 7억원짜리 ‘슈퍼루키’ 김진우(19)의 어깨를 믿고 있다. 150㎞짜리 광속구를 뿌려 ‘제2의 선동렬’로 불리는 김진우는 기아 마운드의 운명을 짊어질 기둥. 그는 이미 시범경기에서 11과 3분의2이닝 동안 15탈삼진으로 1위에 올라 ‘될성부른 떡잎’임을 증명했다. 최상덕-마크 키퍼와 함께 선발축을 이룰 김진우가 돌풍을 일으킨다면 기아의 4강진출은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우승후보 삼성은 용병타자 매트 루크(31)의 활약이 변수다. 1m97, 99㎏의 거구 루크는 삼성의 ‘비밀병기’.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98년 LA다저스에서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한솥밥’을 먹었다. 허리부상으로 시범경기에서 1게임밖에 뛰지 못해 그의 타격솜씨는 베일에 가려 있다. 김감독은 주전좌익수로 점찍어 놨다.
‘마운드 왕국’ 현대는 지난해 부상으로 6승(6패)에 그친 김수경(23)이 예전의 구위를 되찾는다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려볼만 하다.
LG는 팔 수술을 받은 주전유격수 유지현이 돌아올때까지 손지환(24)이 제대로 버텨줘야 한다. 유지현의 컴백시점인 5월중순까지 한시적인 ‘대체유격수’이긴 하지만 손지환으로선 아예 주전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
한화는 두산에서 데려온 대형포수 이도형(27)을 ‘보물’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포수들 타순에서 구멍이 나 공격을 풀어가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는 이광환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이도형에 대한 기대가 크다.
롯데 이대호(20)는 1루수나 지명타자로 요긴하게 써먹을 선수. 1m92, 100㎏의 뛰어난 체격조건을 지닌 이대호는 지난해 투수로 입단했으나 올해 타자로 전향해 빛을 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9(39타수 14안타)에 1홈런 4타점.
SK는 김기태(33)가 공격의 ‘핵’이고 두산은 문희성(29)이 지명타자나 대타요원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