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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경북 학교폭력 잇따라

입력 | 2002-03-25 20:04:00


학교폭력이 잇따르고 있으나 학교와 경찰의 예방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북 포항시 K고교 1학년 이모군(15)은 며칠 전 1교시 수업을 마친 뒤 같은 반 학생 2명에게 학교 건물 뒤편으로 끌려가 얼굴 등을 50여차례 맞았다.

집으로 도망 온 아들을 본 부모는 아직 경찰이나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신고할 경우 아들이 보복을 당할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폭행이 교내에서 발생했고 학생들의 입을 통해 이 사실이 널리 퍼졌는데도 학교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생활지도를 하기 보다는 외부에 알려질까봐 쉬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행동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워 폭행사실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수는 200명에 불과하다.

또 8일 밤에는 경북 경산시 M고교 기숙사에서 3학년 학생이 2학년 학생들을 모아 놓고 인원을 점검하던 중 이모군(17)이 떠든다는 이유로 가슴을 때려 이군이 의식불명에 빠지기도 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최근 포항시내에서 중고교생 10명에게 금품을 빼앗고 협박한 혐의로 임모군(16) 등 10명을 입건했다. 경산경찰서도 중고교생 40명에게서 금품을 빼앗고 폭행한 혐의로 손모군(16) 등 4명을 입건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이 올들어 현재까지 단속한 학교폭력은 160건으로 40명을 구속하고 440명을 입건했다. 이 중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10%에 불과하다.

경찰이 단속하는 학교폭력은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군 경우처럼 학교 안 폭력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경찰은 학교마다 담당경찰관을 배정해 상담을 펴고 있지만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학교나 학부모가 경찰의 개입을 꺼려해 학교폭력 단속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며 “학교와 학부모, 경찰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학교폭력은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