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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레포츠… 문화… 주유… 카드도 맞춤시대

입력 | 2002-03-11 17:35:00


【현재 발급된 신용카드는 약 8400만장. 미성년자나 노년층을 제외한 성인 1명당 4장가량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통계는 그동안 통념상 ‘카드 1장에 몰아쓰면 유리하다’는 신용카드 알뜰 사용법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카드전문가들은 “이제는 나의 소비패턴에 따라 어떤 종류의 신용카드를 몇 장이나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파악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내게 맞는 카드사용법을 찾아보는 첫 단계는 알게 모르게 발급받은 카드가 몇 장인지 확인하는 것. 이모든닷컴 등 인터넷 사이트들은 내 이름으로 올라있는 신용카드가 몇 장이나 있는지 찾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LG카드의 도움을 받아 3명의 가상(假想)고객을 골라 그들의 소득 가족관계 취미생활 소비구조 등을 고려해 카드사용에 따른 득실을 따져봤다. 일단 도달한 결론은 봇물처럼 쏟아진 신용카드회사의 제휴카드 가운데 자신의 취미생활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카드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한 뒤 1∼3장 골라 쓰는 것이 좋다는 것.

입사 5년차인 20대의 박기선 대리(여), 유치원생 아들 하나를 둔 대기업 김장석 과장,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중소기업 최성묵 부장을 가상고객으로 삼았다.

▽애견(愛犬)카드도 등장〓증권사 입사 5년차인 박 대리는 한국 애견협회 회원. 무남독녀로 자란 탓에 강아지는 어려서부터 떨어져본 적이 거의 없는 가까운 벗이다. 박 대리는 인터넷 강아지동호회에 참여해 왔고 최근엔 매 주말 서울 강남의 한 애견카페에서 ‘오프라인’ 동호회 모임을 갖는다. 그래서 박 대리에겐 애견카드가 필수품.

모임을 마치고 식사와 찻값을 ‘애견사랑카드’로 내면 카드회사와 가맹점 계약을 한 애견카페는 보통 5∼10% 깎아준다. 또 애완견 관련 업체를 모아놓은 애견 멀티플라자에서 쇼핑몰 미용실 병원 등을 이용할 때도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애완견 ‘뽀삐’를 보상한도 최고 300만원인 애견사랑보험에도 보험료의 절반 수준으로 들었다. 이쯤 되면 애견카드의 연회비 5000원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다.

박 대리는 겨울스포츠 마니아다. 물을 싫어해 수영은 못하지만 스키와 스노보드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박 대리는 겨울철 주말마다 회사동료나 대학동창들과 1박2일로 강원도 스키장을 찾았다. ‘레포츠카드’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원없이 스키를 즐겼던 것이다.

한번 이용 때 4만5000원인 스키장 리프트비는 절반만 냈고 3만원인 스키임대료는 30%를 할인받았다. 여덟번 스키장을 다녀오면서 절약한 돈이 25만2000원. 친구들은 “레포츠카드가 없었더라면 스키장을 한두번 덜 갔을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박 대리는 동의하지 않았다. 3월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가입한 심야헬스클럽 연회비도 15% 할인됐다.

박 대리가 낼 연회비는 카드 2장에 1만원. 그러나 1년간 1000만원을 카드로 쓰면서 모두 30만원가량을 할인받았다. 박 대리의 소득공제액은 연봉(3000만원)의 10%(300만원)를 초과하는 카드사용금액(700만원)의 20%인 140만원.

▽카드가 3장이지만 포인트 적립은 하나로〓대기업 영업부에 근무하는 30대 김 과장의 소비생활은 두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영업과장으로서 충남 천안사무소로 자동차 출장이 잦다는 것과 연극 등 공연마니아인 아내와 함께 한달에 두 번은 서울에서 연극 공연 뮤지컬 콘서트 등을 관람한다는 점이다.

김 과장이 갖고있는 카드는 모두 3장. 공연할인 기능이 강한 문화카드, 주유소 이용때 포인트 적립이 높은 ‘뉴 정유카드’ 그리고 식사한 뒤 주로 쓰는 ‘스카이패스’ 카드다.

김 과장은 지난해 초 2000cc급 중형 중고차를 구입한 탓에 기름값이 만만치 않다. 천안행 출장은 평균 주 2회. 그때마다 기름을 60ℓ가량 넣게 돼 기름값만 월 56만원에 이른다. 물론 주유비는 다음달에 실비(實費)로 돌려받는다.

‘뉴 정유카드’를 쓰는 김 과장이 얻는 혜택은 포인트 적립. 매번 주유 때마다 1800포인트를 얻는다. 11번 기름을 넣으면 현금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최소단위인 2만포인트에 도달하는 만큼 현금화가 쉽다. 김 과장은 지난 1년간 주유실적(총 680만원가량)으로 18만7000원가량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혜택(캐시백·Cash Back)을 봤다.

그에게 ‘문화카드’는 또다른 필수 카드다. ‘삶의 질’을 올리는 비용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는 부부가 동의했지만 보통 1만5000원씩 하는 부부 입장료 3만원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화카드로 결제하면서 30%씩 할인받아 월 2회 6만원이어야 할입장권을 4만2000원에 구입하고 있다. 1년으로 환산하면 21만6000원이 절약되는 셈.

김 과장은 비행기 마일리지 축적을 위해 밥값과 술값 등을 스카이패스 카드를 계산한다. 김 과장은 재작년만 해도 이렇게 3개의 카드로 소비를 분산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도입된 ‘고객이 동일하면 여러 카드로 나눠 썼더라도 포인트를 하나에 몰아주는’ 누적포인트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자동차 기름값과 문화생활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가 내는 3개 카드의 연회비는 1만7000원. 반면에 김 과장은 40만원 가량 할인혜택을 봤다. 김 과장의 소득공제액은 연봉(3600만원)의 10%(360만원)를 초과하는 카드사용금액(1440만원)의 20%인 288만원.

▽취미가 없다보니 ‘나홀로 카드’ 〓박 대리의 직장 상사인 40대 최 부장은 나홀로 카드족(族)이다.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는 만큼 다양한 제휴카드를 활용할 기회도 별로 없다. 게다가 카드를 여러개 갖고 있으면 불필요한 돈을 쓰게 된다는 경험을 갖고 있다.

올 초 연말정산을 받기 위해 최 부장이 카드회사에 요청해 받은 1년간 사용명세서엔 1년간 900만원어치 카드를 쓴 것으로 적혀 있었다. 출퇴근용 지하철 비용, 자녀들을 데리고 놀이공원과 야구장에 몇 번 갔던 것 이외엔 대부분이 식사비와 술값이었다.

최 부장의 할인혜택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50% 할인 등 30만원 가량. 최 부장 주변에선 밥값 술값도 몰아서 쓰면 20만∼30만원을 더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골치가 아파서’ 또 ‘기업체 부장이 쫀쫀하게’ 카드 재테크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20, 30대보다 카드 소비가 적다보니 소득공제 규모도 82만원에 그쳤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7개 카드사의 주요 제휴카드카드대표카드LG문화카드-전국 160개 극단-기획사 공연때 할인, 연극 30%, 콘서트 뮤지컬 20% 할인.애견사랑카드-애견센터 및 병원 5∼15% 할인, 애견용품 구입때 할인.삼성애니패스카드-후불식 교통카드. 프로야구 축구 농구, 놀이동산 무료입장.골든골카드-놀이동산 등 무료입장. 축구국가대표 경기결과 맞히면 최고 100만원지급.비씨마이홈러브카드-매출의 0.1∼0.2%를 적립해 지역발전기금으로 지자체에 기부.톱&톱카드-최고급 호텔 10곳과 동시에 제휴해 식당 나이트클럽 렌터카 할인.외환YES OK카드-SK 주유소의 엔크린보너스카드 및 OK 캐시백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것.붉은악마 카드-국가대표축구팀 응원단 회원증무료제작, 응원용품 50% 할인.국민아시아나보너스클럽-지하철카드 기능. SK주유소 이용땐 1000원당 3마일 인정.골프로카드-골프의 모든 것에 혜택. 그린피, 연습장, 용품구매 할인.현대사랑 손길펴기 카드-평생 연회비 무료. 이용금액의 0.5%를 대한사회복지회에 기부.메디컬 카드-건강검진때 최고 30% 할인, 대머리치료 15% 할인. 24시간 건강상담가능.동양동양매직-가스레인지 등 구입때 특별 할인 및 3개월 무이자.컬처센터-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30% 할인. 외식업체 베니건스 10∼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