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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예보채 채무불이행 우려…국회동의 늦어 차환발행 못해

입력 | 2002-02-17 18:08:00


올해 만기가 돌아와 갚아야 할 공적자금 가운데 일부를 충당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채권(예보채) 4조5000억원어치를 차환발행해야 하나 국회 동의가 늦어져 예금보험공사의 자금이 고갈될 위기에 빠졌다. 2월 국회에서 동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3월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4748억원어치의 예보채를 갚지 못해 부도(채무불이행)를 낼 우려마저 있다.

예금보험공사 정광섭(鄭珖燮) 기금관리실장은 17일 “예보채 차환발행 동의안이 3월 이후에 통과되면 이미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소급해서 갚을 수 없는 데다 예보는 채권상환을 위해 자금을 빌릴 수 없어 차환발행 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예보채가 채무불이행 되면 81조원에 이르는 예보채 발행잔액의 신용도가 떨어져 발행금리가 높아짐으로써 공적자금이 더 필요하게 되는 데다 국가 신인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올해 갚아야 할 예보채 원리금 7조3000억원 가운데 4조5000억원을 차환발행하기 위해 작년 12월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공적자금이 적절하게 조성돼 투입됐는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동의안 처리를 미루고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지가 불투명하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