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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순찰대원’ 찬호 “반갑다 불방망이”

입력 | 2001-12-23 18:04:00

입단식에서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왼쪽부터)와 포즈를 취한 박찬호.


박찬호(28)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 섰다.

23일 공식 입단식을 가짐으로써 텍사스의 ‘순찰대원(레인저스)’이 된 박찬호. 내셔널리거에서 아메리칸리거로 변신한 그에게 ‘굿(good) 뉴스’와 ‘배드(bad) 뉴스’는 뭘까.

▽굿 뉴스〓우선 타선지원에 대한 압박감에서 해방됐다. 다저스와 달리 텍사스는 올해 246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화끈한 방망이의 팀으로 마운드에 선 박찬호의 든든한 ‘후원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라파엘 팔메이로-이반 로드리게스에 새로 영입한 칼 에버렛까지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박찬호는 방망이, 수비, 어깨 등 3박자를 두루 갖춰 현역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는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자 이반 로드리게스와 호흡을 맞춰 마음껏 공을 뿌릴 수 있다.

박찬호에게 더 희망적인 소식은 올 겨울 텍사스가 선수 스카우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점점 강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 올해 팀평균자책 5.71로 메이저리그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수불균형이 심했던 텍사스는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조에서 꼴찌를 한 데 대한 반성으로 올 스토브리그에서 투수력 강화에 발벗고 나섰다. 박찬호 외에 10승대 선발 투수 데이브 버바와 마무리 존 로커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려왔다. 뿐만 아니라 시애틀 매리너스의 자유계약선수(FA) 아론 실리의 영입도 추진하고 있어 마운드의 깊이가 종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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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뉴스〓텍사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는 강팀이 모여 있는 곳으로 조 우승이 쉽지 않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올 시즌 역대 팀최다승 타이(116승)를 이뤘고 마크 멀더(21승8패)-팀 허드슨(18승9패)-배리 지토(17승8패) 등 마운드에 ‘영건 삼총사’가 버티고 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팀. 애너하임 에인절스 역시 만만한 팀이 아니다.

지명타자제가 있는 아메리칸리그는 투수가 타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방망이가 내셔널리그에 비해 강세. 박찬호로선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순이 없어진 셈이다. 아메리칸리그엔 무시무시한 타자도 많다. 시애틀의 일본인 스타 스즈키 이치로와 브렛 분,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 ‘타점기계’ 후안 곤살레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 등 각 팀에 즐비한 거포들을 상대해야 한다.

게다가 텍사스의 홈구장인 알링턴파크는 건조해 공기의 저항이 적은 데다 한여름에 40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씨 탓에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 박찬호는 이곳에서 딱 한차례 마운드에 올라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적이 있지만 다저스 때보다 실점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