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리영역에서 일부 수학 교과서에서만 들어있는 수학 용어가 사용돼 많은 수험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예고 수학교사인 김경성(金慶成)씨는 최근 "올해 수능시험 수리영역의 인문계 예체능계 15번 문제에 사용된 기함수 우함수 라는 용어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사용되지 않는 것인 만큼 국가시험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 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질의서를 냈다.
김교사는 "6차 교육과정으로 보급된 대부분의 검인정 수학 교과서에는 기함수는 '원점에 대칭인 함수' , 우함수는 'y축에 대칭인 함수' 로 풀어서 기술돼 있다" 며 "'기함수 우함수' 는 일본에서 만든 용어로 일부 참고서에서 사용되고 있고 일선에선 교사에 따라 보충 설명으로 가르치고 있다" 고 주장했다.
김교사는 "이런 용어로 기술되지 않은 교과서로 공부한 수험생은 그 함수의 개념을 알고 있더라도 용어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에 문제를 푸는데 불리했다" 며 "수능은 학교단위의 국가시험인 만큼 모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출제돼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출제진과 검토진에게 의뢰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 며 "이 문항에 대한 수험생들의 정답률도 다른 문항과 별 차이가 없다" 고 밝혔다.
그러나 평가원은 "수학교과서 16종을 조사한 결과 4종의 교과서에만 이런 용어가 기술돼 있다" 며 "출제진은 이들 용어가 모든 교과서에 일반적으로 기술됐거나 고교생들이 이 정도는 이해하는 것으로 알고 출제한 것 같다" 고 해명, 사전 점검이 소홀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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