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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신간]'만화의 미래', '위기의 만화' 혁신없인 미래없다

입력 | 2001-11-11 18:34:00


미국 만화이론가로 유명한 스콧 맥클루드의 최신작 ‘만화의 미래’(시공사)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그는 93년 ‘만화의 이해’를 통해 ‘만화의 본질은 컷과 컷 사이의 빈칸이다’는 주장을 펼치며 만화의 본질과 속성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해 주목받았다. 그는 신작 ‘만화의 미래’에서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만화와 산업, 디지털 시대의 만화 등 만화와 외부적 환경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만화의 이해’가 전편이었다면 이 책은 후편에 해당한다.

그는 우선 만화가 다른 예술보다 사회적으로 마이너한 표현 양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를 출발한다. 만화가 갖는 문학적 예술적 산업적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만화가 천대받는 것은 만화의 가능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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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만화의 위기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는 만화가 새로운 독자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점차 마니아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슈퍼영웅물 일색으로 장르가 단순화되고 있다는 것.

이것은 만화 출판사들이 ‘인기있는 장르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비롯된다는게 맥클루드의 진단. 이 때문에 만화는 보던 사람만 보게 되고 새 독자의 진입을 막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 장르 편중 현상이 만화 전체의 위축을 가져 온다는 것이다. 더구나 게임 등 새로운 장르에 계속 만화의 독자들을 빼앗기고 있다.

그렇다면 만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저자는 결국 만화의 내재적인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9가지 혁신 과제를 제시한다. 문학으로서의 만화, 예술로서의 만화, 창작가의 권리, 산업 혁신, 사회적 인식, 제도적 관심, 성적 균형, 소수 집단의 반영, 장르의 다양성 등 9가지 방면에서 각각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디지털 보급이 만화의 미래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만화의 제작과 유통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나며 종이에 묶여 있는 만화의 형식이 인터넷의 ‘무한 공간’ 속에서 무한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만화로 그려져 있지만 결코 쉽게 읽히는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만화계는 물론 ‘인터넷 환경에서의 예술의 변화’라는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