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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시 신천 과잉단장 논란

입력 | 2001-11-07 21:53:00


대구시가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인 신천과 부근 둔치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분수를 추가로 설치하고 방송용 스피커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 '예산 낭비가 아니냐' 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사업비 15억4000여만원을 들여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현재 5곳에 설치돼 있는 신천의 분수를 10곳으로 늘리고 둔치 곳곳에 스키커 시스템을 설치하며 잔디광장을 추가로 조성하는 등 신천 새단장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신천 둔치는 시가 지난해까지 잔디광장과 체육시설, 분수(5곳) 등을 설치하고 수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맑은 물이 흐르는 녹지공간으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신천을 더욱 아름답고 쾌적한 수변공원으로 꾸미기 위해 분수를 추가로 설치하고 둔치 일대에 음악 방송용 스피커 212개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으로 재단장하는 사업을 펴기로 한 것.

시는 분수 설치에 9억3000만원을, 방송시스템 설치에 3억8000여만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전체 사업비의 대부분을 분수와 방송용 스피커 설치 사업에 지출할 계획.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신천대로와 신천동로로 둘러쌓인 둔치는 차량 소음이 있는 곳인데 방송용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 등을 들려줄 경우 오히려 소음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스피커 설치가 예산 낭비만 초래한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현재 5군데에 설치돼 있는 분수만 해도 여름철 신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청량감을 즐기기에 충분한데도 대당 설치비가 1억8000여만원하는 분수를 5곳에 추가 설치하는 것은 '전시 행정 성격이 짙은 과잉투자' 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는 올해부터 2003년까지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에 대비해 3월 45억원을 들여 시가지 주요 진입로와 경기관련 시설에 야간 경관용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다.

시는 또 5월에는 28억여원을 들여 멀정한 시내 도로 표지판의 바탕색을 청색에서 녹색으로 바꾸는 사업을 벌여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 대구경기와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에 대비해 외국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신천을 더욱 쾌적하게 가꾸기 위해 이같은 사업을 펴기로 했다" 고 해명했다.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