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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박찬호-본즈 ‘얄궂은 만남’

입력 | 2001-09-25 18:42:00


‘위기의 남자’ 박찬호(28·LA다저스)가 꽤나 부담스러운 상대를 만난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본즈는 25일 다저스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67호를 기록했다. 26일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본즈를 상대로 투구를 해야 하는 박찬호는 불명예스러운 홈런의 제물이 될 수도 있다.

박찬호에게 샌프란시스코와 본즈는 껄끄러운 상대. 개인통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8경기에 등판해 6승7패로 내셔널리그 팀중 가장 많은 패전을 기록했다. 본즈에게도 올 시즌 1홈런을 포함해 통산 5홈런과 10타점을 내줘 역시 약한 편.

게다가 박찬호는 현재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달 3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3승을 따낸 이후 9월 4차례 등판에서 단 1승도 없이 2패.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구원투수진의 난조로 어이없이 승리를 놓쳐버렸다.

로스앤젤레스 현지 언론들의 연일 계속되는 ‘박찬호 때리기’는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 LA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몸값이 비싼 박찬호가 은근히 골칫거리”라며 “시즌 뒤 다저스는 박찬호대신 테리 애덤스 등 다른 선수들을 붙잡을 것”이라는 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박찬호와의 결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팀도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 애리조나와의 4연전 맞대결에서 2승2패로 승차를 줄이지 못한 다저스는 25일 서부조 2위 샌프란시스코에도 1-2로 패했다. 다저스는 애리조나와는 4.5경기차, 샌프란시스코와는 3경기차로 뒤져 있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뒤집기가 힘든 상황이다.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박찬호. 26일 등판에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자존심 회복’과 ‘자유계약선수 대비 몸값 올리기’라 할 수 있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