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교육]'왕따' 피해자 절반은 가해자

입력 | 2001-09-23 18:44:00


집단 따돌림(왕따)을 당한 중학생 2명 가운데 1명은 다른 학생을 왕따시키는 가해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왕따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자살 시도율이 다른 학생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김영신(金永信) 교수는 서울 B중학교와 경기 안양 S중학교 학생 166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과 올 6월 등 2차례에 걸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6.8%인 781명이 왕따 피해자로 분류됐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 중 401명(51.3%)은 왕따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두 차례 조사에서 모두 피해 학생으로 분류된 것은 30.9%(516명), 가해 학생으로 분류된 것은 26.2%(437명)로 나타나 왕따가 만성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또 왕따와 관련이 없는 학생의 자살 시도율은 1.8%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두 차례 모두 왕따를 당한 ‘만성 피해 학생’의 자해나 자살 시도율은 4.1%로, ‘만성 가해 학생’은 3.7%로 각각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상류층이나 하류층의 장남이 만성 왕따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상류층 학생의 65.5%, 하류층 학생의 68.8%가 만성 왕따 피해를 당한 반면 중류층 피해 학생은 28.9%였다. 또 만성 피해 학생 525명 중 장남이나 장녀가 60%로 가장 많았다.

만성 왕따 피해자는 남학생이 34.6%로 여학생(26.4%)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김 교수는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으로 변화하는 등 왕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매우 큰 것으로 풀이됐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공격성을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과외활동과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