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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현대투신 매각 '불똥'…美AIG사 인수 여력 불투명

입력 | 2001-09-12 18:44:00


미국 테러사건으로 현대투신 매각 협상에 비상이 걸렸다.

테러로 전세계 보험, 재보험사에 수백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인수자로 내정된 미국 AIG사에 인수 여력이 있을 것인지가 매우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대투신 인수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AIG컨소시엄에는 AIG를 비롯해 GE캐피털 WL로스 캐나다연기금 등 6개 펀드가 참여한다. 이중 AIG의 투자분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50% 이상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금융감독위 고위 관계자는 “만약 AIG측이 지급 여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대투신 인수 협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협상이 깨진다면 정부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어 상당한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증권 이준재 금융 애널리스트는 “AIG의 손실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가 총액 기준으로 미국 1위의 보험사이기 때문에 지급 여력 문제로 파산 지경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현대증권 주가가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7000원에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수월해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AIG는 세계 130여개국에서 활동중인 다국적 금융그룹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3066억달러이며 ‘포천’지에 의해 미국내 17위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GM과의 대우차 매각 협상도 장래가 불투명하다. 이번 사태로 미국 소비 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GM의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대우차 협상이 예정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영향을 받을 전망. 미국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세계 반도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방어체제의 전면적인 개편에 따라 대규모 컴퓨터시스템 교체 수요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