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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황학동에 35층 주상복합 짓는다

입력 | 2001-08-23 20:11:00

11월 철거될 예정인 황학동 삼일 시민아파트 전경


서울 광교에서 청계고가도로를 타고 청평화시장을 지나면 마주치는 중구 황학동 삼일시민아파트. 칙칙한 회색빛에 곳곳에 금이 가 도심의 대표적 ‘흉물’이란 소리를 들어왔던 이 아파트가 11월 철거된다.

서울시는 23일 내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도시미관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황학구역 재개발사업지구 내에 있는 삼일아파트(황학동 2198 일대)를 철거한다고 밝혔다.

이 일대에는 지상 35층 규모의 대형 건물 3개동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볼썽사나운 삼일아파트는 최신식 주상복합건물군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철거 계획〓황학구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는 주상복합건물인 삼일아파트 12개동 가운데 상가부분인 1∼2층은 일단 남기고 주거부분인 3∼7층을 11월부터 철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 아파트 660가구 중 임대주택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301가구에 전용면적 10평 규모의 중구 신당동 임대아파트를 임시 주거공간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도 조속한 이주를 유도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가부분은 황학구역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2005년경까지 남겨둔 뒤 상가 이주가 끝나면 광장, 녹지공간 등 주상복합건물의 부대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개발 과정과 전망〓삼일아파트는 1969년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중구 황학동과 종로구 창신동 숭인동에 24개동으로 지은 시민아파트. 한때 황학동 벼룩시장과 함께 서울의 명물로 통했으나 급속히 슬럼화, 흉물로 전락해 84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사업을 맡았던 동아건설의 부도로 시공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동안 재개발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다시 재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월드컵대회 이전에 삼일아파트를 철거하고, 2005년까지 지하 6층 지상 35층 규모의 대형 주상복합건물 3개동(1989가구)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학구역 재개발조합 박성만 사무장은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흉물처럼 방치돼 왔던 삼일아파트 등 황학동 일대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토지이용 효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학동 삼일과는 달리 종로구 창신동 삼일아파트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재개발에 나서겠다는 업체가 없고, 숭인동 삼일아파트 역시 재건축 전망이 불투명해 앞으로 청계고가도로를 사이에 두고 최신식 주상복합건물군과 낡은 아파트가 양립할 것으로 보인다.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