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육군의 소령진급자 940명 발표를 시작으로 군의 진급시즌에 접어들면서 벌써부터 10월 중 단행될 장성급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인사는 조영길(曺永吉) 합동참모의장과 길형보(吉亨寶) 육군참모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정권 후반기 군의 구도를 짜는 대규모 인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수뇌부 개편의 향배. 무엇보다 기무사령관을 지낸 호남 출신의 선두주자 이남신(李南信·육사 23기) 3군사령관이 어느 자리로 낙점되느냐에 따라 대장급 인사 폭과 인사구도가 결정될 전망. 우선 이 사령관이 육군총장에 기용될 경우 길형보 총장(육사 22기)이 자연스럽게 합참의장으로 옮겨가면서 대장 인사는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 사령관이 합참의장에 기용될 경우 육군총장 자리를 두고 김인종(金仁鍾) 2군사령관, 이종옥(李鍾玉)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판규(金判圭) 1군사령관 등 육사 24기 3명이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이들 중엔 대장 진급이 빠른 김인종 2군사령관이 유리한 상황이다.
각군 진급 예정인원
구분
중장
소장
준장
대령
중령
소령
육군
(5)
(23)
51
175
490
940
해군
해군
-
4
10
43
84
168
해병대
-
2
3
10
19
30
공군
(1)
4
11
41
130
126
합계
(6)
33
75
269
723
1,264
수뇌부 인사에 따라 비게 될 대장 자리 2∼4석을 노리는 육사 25기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25기엔 선영제(宣映濟) 육군참모차장, 서종표(徐鍾杓) 국방대학교 총장, 김희중(金熙中) 항공작전사령관 등 호남 출신이 3명이나 돼 이들 중 누가 발탁될지가 관심사다.
군 수뇌부가 고심하는 부분은 각기 중장과 준장에 오를 육사 27기와 32기의 진급대상자. 이들 기수엔 진급 우선순위에 있는 주요보직에 호남 출신이 유독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정권 초 지역안배 차원에서 발탁됐던 호남 출신들이 또 다른 지역안배 탓에 ‘역(逆)차별’을 호소하는 일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관심사는 사상 첫 여성 장군이 탄생하느냐의 여부. 여성장군 한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은 섰으나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병 병과에 엄옥순(嚴玉順) 민경자(閔慶子) 대령 등이 거론되지만 이들이 과연 ‘장군감’인지에 대해선 군내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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