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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최완용/월드컵경기장 주변 무궁화 심자

입력 | 2001-08-07 18:27:00


활짝 핀 나라꽃 무궁화를 바라보노라면 연초부터 제기된 일본의 역사왜곡, 중국산 무궁화 묘목의 국내 유입, 2002 월드컵을 대비한 조기개화 논란 등이 떠오른다.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란 뜻을 지닌 무궁화는 민족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눠 오는 동안 나라꽃으로 자리잡게 됐다. 한 때는 나라꽃을 바꾸자는 논란도 있었지만 무궁화의 고귀한 정신을 선양해 민족정기를 세우는 것은 지금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궁화는 세계적으로 300여 품종이 있다. 중국 하와이 등을 원산으로 하는 유사종이 있지만 우리 무궁화는 가장 북쪽에서 자라면서 꽃 모양도 아름다워 세계적으로 많이 심는 종이다. 그 중에서도 꽃잎 중심부에 붉은 색을 지니고 있는 단심계통의 7개 품종이 권장되고 있다.

우리 무궁화를 잘 가꾸려면 장려품종을 심어야 한다. 중국산 무궁화 묘목 유입이 통상마찰 등으로 원천봉쇄하기 어렵다면 묘목 수입상의 애국심에 우선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안되면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 개발중인 ‘DNA지문’ 분석법으로 밝혀나가면 될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국민의 가슴에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각인시키며 선양할 것인가다. 무궁화는 그동안 고문서, 애국가, 우표나 화폐 등을 통해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왔다. 특히 일제 하에 남궁억 선생의 무궁화심기 운동과 동아일보의 창간사나 표제 등 무궁화를 통해 민족정기를 살리려 했던 노력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궁화 선양사업을 위해선 아름다운 품종개발, 공원과 가로에 무궁화 심기운동 등이 필요하다.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 선수에게 독일의 국수(國樹)인 참나무 가지로 만든 월계관을 씌워주었듯이 우리도 주요 경기나 각종 행사의 축하 화환을 무궁화로 만들면 좋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장미나 튤립 등 외래 꽃이 아니라 무궁화를 장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금년에도 독립기념관의 ‘나라꽃 무궁화 큰잔치’ 등 전국적으로 무궁화와 관련된 많은 행사가 계획돼 있는데, 온 국민이 참여하는 진정한 나라꽃 잔치가 됐으면 한다.

최완용(임업연구원 임목육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