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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컨페더컵 현장25시]日 차분한 장외준비

입력 | 2001-06-07 19:17:00


지난달 말 현재 2002월드컵축구대회의 일본 자원봉사자 신청 현황은 총 4797명. 목표인 1만6500명의 30%도 안되는 수치다.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는 이 때문에 신청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일본의 자원봉사자 신청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조직위가 영어 등 어학 능력을 너무 강조해 시민들이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각 개최도시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시민 모임이 결성돼 장외에서 차분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6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월드컵 심포지엄에 패널로 참가한 일본서포터협회(JSA)도 그 중 하나. JSA는 이름과 달리 각 프로팀 서포터스 연합체가 아니다. 또 경기장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는 전형적인 서포터스 활동과도 거리가 멀다.

JSA는 지난해 11월 인터넷 동아리 모임이 확대 발전돼 결성됐다. 주부 회사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며 1년에 3000엔씩 회비를 내고 참여했다. 2002년 월드컵축구 때 일본을 방문하는 전 세계 축구팬에게 경기장 교통 숙박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일본 내 일반 시민들에게 도대체 월드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주 활동 내용이다.

JSA가 인터넷 홈페이지(www.jsa―npo.or.jp)를 통해 제공하는 정보는 색다르다. 이 모임 이사로 도쿄에서 컴퓨터 정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이토 시로(41)는 ‘○○역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도착’은 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교통 체증 때는 어떤 지름길이 있고, 또 휠체어로 갈 때는 어떻게 가는 게 좋은지 직접 겪어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라야 제대로 된 정보라는 것. 12월 본선 조추첨이 끝나면 본선 참가 32개국 언어 모두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JSA는 또 각 개최도시를 순회하며 월드컵 설명회를 갖고 있다. 월드컵을 위해 뭔가 하고 싶지만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에게 어떻게 월드컵에 참여할 수 있는지 영상으로 보여준다. 경기 때 장내에서 하는 봉사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장외에서 하는 봉사 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 모임의 목표는 뭘까. 사이토씨는 “2006독일월드컵을 보러 갔을 때 전 세계 축구팬으로부터 2002년 월드컵 때 일본에서 좋은 추억을 가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