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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모M&A펀드 1호' 인터바인 김훈식 대표 인터뷰

입력 | 2001-05-24 18:30:00


국내 사모 인수합병(M&A)시장의 첫 문을 연 인터바인M&A의 김훈식 대표(41·사진). 인터바인 M&A는 23일 금융감독원에 ‘사모M&A펀드 1호’로 등록됐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김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00억원의 펀드를 모집했으며 6월 중순에 첫 투자를 할 계획이다.

“솔직히 부담스럽다. 일부에서 ‘한탕 하려는 세력’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M&A펀드가 생기면 적대적M&A가 성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적대적M&A에는 관심이 없다.”

장내에서 인수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적대적 M&A의 경우 경영참여가 뒤따라야 하는데 펀드운용기간이 짧아 이것이 어렵고 인수 지분을 매각해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 펀드 주요 투자자인 기관투자가들도 역시 적대적 M&A는 선호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대표는 “성장성이 불투명한 기업에 지분참여 형태로 M&A자금을 지원해 사업분야를 새로운 방향으로 틀거나 합병을 유도한 뒤 수익을 챙기는 ‘프라이빗 에퀴티(private equity)펀드’로 봐달라”고 말했다. 즉 M&A 파이낸싱 성격의 일을 한다는 것.

시장에서 궁금해하고 있는 투자대상과 관련, 김대표는 기업이름을 거명하는 것은 꺼리면서 “코스닥등록 기업 3개사와 화의와 법정관리중인 2개사 등 5개사가 일단 1차 투자대상”이라고만 말했다.

코스닥 기업 3개사의 경우 꽤나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영진 스스로가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거나 향후 성장성이 낮다’고 보고 제발로 M&A자금 지원 요청을 해온 것.

한편 최근 주식투자자들이 ‘M&A’ 관련 종목을 투자해 ‘대박’을 꿈꾸는 것과 관련, “일찌감치 꿈을 깨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즉 증권사 등에서 M&A 예상종목으로 추천한 것이나 대주주의 지분이 낮아서 막연하게 시장에서 M&A가능성이 흘러나오는 종목이 실제 투 자대상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

1호펀드의 예상수익률은 시뮬레이션 결과 약 30%로 보고 있다. 수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어느 때나 분배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김대표가 펀드의 운용이사로 직접 들어가며 감독이사는 기관투자가가 지명한 새마을금고연합회 관계자가 맡게 된다.

김대표는 “증권사들도 이쪽에 관심이 많아 2호와 3호펀드를 추가로 설정하자는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투자를 희망하는 쪽은 대부분이 기관투자가”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LG투자자문 펀드매니저출신으로 UTC벤처 대표를 역임했으며 당시 대상그룹 자산매각작업을 주도했다. 또 샘표식품 경남에너지 대림통상의 M&A건에도 관여했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