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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뉴스]매리너스 돌풍 원동력은?

입력 | 2001-05-22 15:31:00


'돌풍의 원인은 무엇인가.'

시애틀 매리너스는 20일(미국시간) 현재 32승 11패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같은 조 2위와의 승차가 무려 11게임이고 최하위 텍사스 레인저스와는 무려 17게임차를 보이며 독주하고 있는 것이다. 매리너스는 올시즌 첫 40경기까지 31승9패를 기록, 역대 첫 40경기 최고 승률 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최고의 '첫 40경기'를 치른 팀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지난 1984년 명장 스파키 앤더슨이 35승5패로 이끈 바 있다. 첫 40경기에서 30승을 올린 팀은 현대 메이저리그에서 5개 팀 밖에 되지 않는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전의 팀들(4팀)은 모두 디비전 챔피언에 올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런 의미에서 매리너스의 시즌 초반 선전은 경이적이 까지 하다. 매리너스의 이런 놀라운 선전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빅3를 잃은 후에.....

매리너스는 1998년 '빅유닛' 랜디 잔슨을 떠나 보냈고 1999년에는 켄 그리피 주니어를 그의 고향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지난 오프 시즌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마저 같은 지구 라이벌인 텍사스에 빼앗겨야 했다.

이른 바 '빅3'를 모두 떠나보낸 시애틀은 장기로 말하자면 차-포를 떼고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치로 스즈키가 새로운 리더가 되면서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며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수 연봉 총액이 $75,652,500 으로 리그 전체에서 11위이며 리그 연봉총액 3위 LA 다저스($ 108,980.952)와 비교해 선수 일인당 평균 연봉이 100만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매리너스가 이렇게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놀라운 성적을 올린 이유

지난 오프 시즌에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잡는데 실패한 매리너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활약하던 브렛 분을 영입했다.

2000년 시즌 8월 까지 파드레스 팀 내에서 홈런과 타점 선두를 달리던 브랫 분은 무릎부상 이후 데미안 잭슨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 그에 대한 화풀이라도 하듯이 그는 현재 8홈런에 46타점으로 매리너스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또 매리너스가 오프시즌중에 영입한 또 한 명의 타자 이치로 스즈키는 리그 최다 안타 1위에 .363의 고타율, 그리고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로 시애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레이저빔 송구로 불리는 빠르고 정확한 송구능력과 빠른 발을 이용한 리그 정상급의 수비능력,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리드오프로서 팀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투수 진에서는 뉴욕양키스의 걸출한 우완 셋업맨인 제프 넬슨을 보강한 것이 주효 했다. 그는 20일 현재 1.31의 방어율에 2승, 3세이브 7 홀드로 사사키 가즈히로와 함께 막강 불펜을 구축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방어율 1.35에 3승 1세이브 11홀드를 기록중인 좌완 아서 로즈, 그리고 라이언 플랭클린, 호세 파냐과 ,놈 찰튼도 좌우 균형이 완벽히 잡힌 불팬진의 형성에 일조하며 선발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각각 6승씩을 거두고 있는 애런 실리와 제이미 모이어, 프레드 가르시아, 잔 할라마, 브렛 탐코로 이루어진 선발진은 팀에 21승을 선물했다.

투수들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타선의 도움에 힘입은 바가 크다. 평균 5.6의 득점지원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투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높은 득점지원은 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딸 수 없다는 부담감을 주는 타선에서는 투수들이 안정적인 투구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치로가 높은 출루율로 매클모어와 함께 빼어난 테이블 세팅을 해주고 노장 에드가 마르티네스와 잔 올러루드, 브렛 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상호 보호를 해주며 팀 득점의 상당 부분을 확실히 해결해 주고 있다.

하위 타선도 팀플레이 위주의 타격으로 만만히 볼 수 없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배리 반즈나 빅맥 같은 홈런타자는 없어도 최상의 리드오프와 타선의 응집력으로 팀타율 .277을 기록하며 팀 플레이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돌풍의 원동력

매리너스 돌풍의 원동력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투타의 조화에 있다. 살인타선이라 불리우는 막강 타선을 보유한 지구 라이벌 텍사스가 초반에 무너진 것은 타력에 비해 너무 빈곤한 투수력으로 인한 심각한 투타 불균형 때문이다.

야구 경기는 몇몇 수퍼스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개인 경기가 아니다.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전 선수가 팀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만 승리할 수 있는 단체경기다.

강팀의 기본은 투타의 조화와 팀웍에 있다. 매리너스는 바로 이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하위권 팀들은 그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오프 시즌에 시애틀은 수퍼스타를 잃었지만 그를 포기한 여력으로 내실 있는 트레이드를 통해 투타에 보강작업을 할 수 있었고 그것이 투타의 안정을 가져와 강한 팀웍과 동료들간의 신뢰를 얻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에드가 마르티네스와 현명한 계약을 했고 그도 그에 걸맞는 활약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2001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의 돌풍은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본다.

끈질긴 승부 그리고 꼼꼼한 수비

매리너스의 또 한가지 장점은 큰 거 한방을 기다리는 '힘의 야구' 보다는 상대팀 수비에 압박을 가하는 '아기자기한 야구'를 한다는 것이다. 매리너스의 구원투수 제프 넬슨은 "우리는 안타를 치고 나간 후 홈런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여 스틸을 하는 야구를 한다. 이는 상대 수비에 부담이 되고 수비수들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루 피넬라 매리너스 감독도 "우리는 전과 다르게 멋진 플레이 대신 빠른 플레이를 하고 있고 끊임 없이 움직이는 야구를 한다. 나는 이를 '모션 게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매리너스가 6월 중순까지는 디비전 타이틀을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수치상의 확정이 아닌 흐름상의 확정이다.

돈으로 팀을 만들고 스타로 팬들을 모으려는 일부 구단은 매리너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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