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예대마진폭(수신금리-대출금리)이 커지면서 올 1.4분기(1∼3월)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은 현대그룹 관련 충당금을 쌓느라 수익성이 나빠졌다.
▼은행별 1·4분기 순이익규모▼(단위:억원)
은 행
2001년(%)
2000년
국민
2,458(20.4)
2,042
주택
2,230(27.8)
1,745
한빛
1,147(6.1)
1,081
신한
951(-20.7)
1,200
제일
982(29.7)
757
하나
724(101.1)
360
한미
449(-1.7)
457
조흥
137(-88.6)
1,204
외환
512(13.7)
450
산업
424(171.7)
-591
기업
906(25.4)
722
수출입
39(129.4)
17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주택은행은 1.4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100%나 증가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작년 591억원 적자에서 올해 42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조흥은행은 1.4분기에 대손충당금 2175억원을 적립하면서 순이익규모가 88%나 줄어들었다. 한미은행은 현대건설 충당금비율을 작년말 50%에서 85%로 높히고 현대전자도 25%나 적립하는 등 다른 은행에 비해 충당금을 훨씬 많이 쌓아 순이익이 1.3%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리는 바람에 예대마진이 최대 4%를 넘어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현대그룹에 여신이 많은 은행은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예대마진폭은 작년 1월 2.39%였으나 올해는 1월 2.57% 2월 2.91%로 높아졌고 3월에는 99년7월 이후 최대치인 3.04%를 기록했다. 즉 기업대출 부실로 생겨난 손실을 높은 가계 및 기업대출금리로 충당한 것.
한편 일부 은행은 예대마진폭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수익(이자수익-이자비용)이 작년 4.4분기보다 악화됐다. 국민은행은 순이자수익이 작년 4.4분기 5624억원에서 올 1.4분기 5531억원으로 1.7% 줄어들었다. 한미은행은 3.5%, 하나은행은 1.9% 각각 감소했다.
반면 주택은행은 3069억원에서 3973억원으로 29.5%나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