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게임메이커인 '손노리'와 '그라비티'가 손을 잡고 발매한 '악튜러스'는 그동안 출시일이 자주 늦춰져 게이머들의 애간장을 태운 게임이다. 3D 배경에 2D 캐릭터를 접목시킨 악튜러스는 순수 국산 롤플레잉게임(이하 RPG)이다.
국산 게임이어서 악튜러스에는 동양적 판타지 세계관이 잘 나타나있다. 괄괄하면서도 이기적인 '마리아',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어서 항상 마리아에게 이용만 당하는 '시즈', 세도가의 아들이자 왕자병에 사로잡혀 있는 '엘류어드' 등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마법의 보석 '달란트'를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악튜러스는 '드레곤퀘스트'나 '그란디아' 같이 정해진 스토리 대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일본식 RPG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극도의 사실성과 자유도로 치장돼 있는 서구식 RPG와 구별되는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사전지식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악튜러스는 초보 게이머가 하기 쉽고 재미 그 자체를 위해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어 좋다. 더구나 국내 게임시장은 '전략시뮬레이션'이나 '폴리곤'으로 제작된 '1인칭 액션' 일색이어서 천편일률적인 게임에 식상한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다.
악튜러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가 재미를 더해 주는 게임이다. 또 순정만화를 연상케 하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캐릭터 디자인은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게임의 목적이나 대화 내용과 상관없이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RPG에서 전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데 게임 전개가 빠르고 볼거리도 심심찮게 배치한 악튜러스는 비교적 '전투'가 잘 짜여진 게임이다. 시간의 흐름과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턴이 돌아오는 'Active Battle'은 전투의 긴장감을 더한다. 액션게임처럼 필드를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싸우는 것이 재미있다. 더구나 '로맨싱 사가'처럼 필드에 산재해 있는 적이 보이기 때문에 점프 버튼을 이용해 적을 피해 다닐 수 있어서 불필요한 전투를 줄일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그란디아'처럼 2D 캐릭터에 3D 배경을 사용하는 '악튜러스'는 체험판보다 완성된 그래픽을 보여준다. 2D 캐릭터와 3D 배경은 부자연스럽기 쉽지만 아기자기한 2D와 부드럽게 움직이는 3D 배경이 잘 어울린다.
또 게임의 해상도를 바꿀 수도 있고 2D 그래픽조차 옵션을 통해 조정이 가능해 게이머의 PC사양에 따라 더욱 정교한 화면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1024×768 이상의 고해상도에서는 쉐이딩과 광원이 미흡한 탓에 마치 'BLEEM'에서 '플레이스테이션'게임을 고해상도로 실행하는 것처럼 화면이 딱딱하고 종이 같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두 가지 요소가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폴리곤으로 표현한 적(자코 캐릭터)과 2D로 표현한 캐릭터들은 어색하다.
악튜러스는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거의 모든 조작을 마우스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쉬운 인터페이스는 초보자도 쉽게 게임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CD 6장 분량의 방대한 용량과 탄탄한 구성 덕분이다. 다만 배경이 3D임에도 열악한 맵 시스템 탓에 길 찾기 게임으로 전락하기 쉬운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강용구 kyky@thru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