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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서울 폭설 절반이 '산성눈'…수질오염-건물부식 우려

입력 | 2001-01-26 18:35:00


올들어 서울에 쏟아진 폭설의 절반이 산성눈으로 확인됐다.

26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 내린 눈에 대해 10개 지역에서 37번 측정 분석한 결과 49%인 18회의 측정분에서 산성도(¤)가 기준치인 ¤ 5.6 보다 낮은 산성눈으로 밝혀졌다. 18번 측정분의 평균 산성도는 5.1이었으나 11일 구의동에 내린 눈의 산성도는 4.6으로 강산성이었다.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도가 강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남중국해에서 형성된 눈구름으로 인해 폭설이 내린 7일 눈의 산성도는 서울 불광동, 인천, 원주 등이 6대였으나 중국 산둥(山東)지방에서 몰려온 눈구름대로 인해 11일 내린 눈의 산성도는 5대로 산성도가 10배 이상 높아져 대기오염이 심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서울지역에 눈이 내린 닷새 중 ¤ 5.6미만인 산성눈이 집중적으로 내린 곳은 용산구 한남동, 광진구 구의동, 강서구 화곡동, 서초구 반포동 일대였다.

특히 구의동에는 집계된 4차례 측정치가 모두 산성눈이었다.

1월 서울지역에 내린 산성눈 현황

순 위

지 역

농도(pH)

강설일

1

광진구 구의동

4.6

11일

2

강서구 화곡동
서초구 반포동
서대문구 남가좌동

4.8

11일

3

광진구 구의동
용산구 한남동
도봉구 방학동

4.9

9일
10일
11일

4

강서구 화곡동

5.0

10일

5

도봉구 방학동
서초구 반포동

5.1

9일
10일

6

용산구 한남동

5.2

9일

7

용산구 한남동
강서구 화곡동
구로구 구로동

5.3

7일
9일
9일

8

서초구 반포동

5.4

1일

9

서대문구 남가좌동
광진구 구의동

5.5

10일
7일

눈의 산성도가 이처럼 높은 것은 중국에서 오염물질이 눈구름을 타고 오는데다 자동차 배출가스와 난방연료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이 분지내에 갇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눈은 결정체가 크고 내리는 속도가 느려 비보다 많은 오염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에 산성도가 비보다 훨씬 높다.

연세대 이동수(李東洙·화학과)교수는 “측정치가 ¤ 5.6미만인 눈은 모두 산성눈”이라며 “산성화가 심할수록 토양과 물의 산성화를 가속화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 건축물의 부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대 장영기(張英基·환경공학과)교수도 “산성눈은 장시간 지표에 쌓여 피해가 지속되고 녹을 경우 하천과 호수로 흘러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말했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