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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분쟁조정위 출범 10년]소음-먼지 피해 104억 배상판결

입력 | 2001-01-10 18:39:00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2리에 사는 이모씨(39) 등 주민 154명은 지난해 5월 이 마을에 아파트를 짓고 있는 G사를 상대로 1억2400만원을 물어내라며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 신청을 냈다. “아파트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 때문에 못 살겠다”는 이유였다.

분쟁조정위는 공사장 주변의 소음 및 먼지 피해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한 뒤 G사에 소음에 따른 정신적 피해 1인당 30만∼45만원과 먼지 피해 1인당 5만원 등 모두 2838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일종의 ‘약식재판’이 이뤄진 셈.

사업자측과 주민간의 환경 분쟁을 다루는 분쟁조정위가 올해로 출범 10년째를 맞았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91년 이후 총 401건의 조정 신청 중 340건이 처리됐으며 이중 배상액 결정사건은 총 190건, 액수는 104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경남 마산시 덕동 하수처리장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정신적 피해로 마산시에 대해 총 3억1900여만원 배상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과 소송 비용이 많이 들어 민사소송이 여의치 않은 우리 실정을 감안해 분쟁 조정 대상을 보다 확대하고 배상액 수준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10년 동안의 분쟁조정 사건 피해 원인을 보면 소음 진동(312건)이 78%나 되는 등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홍준형교수는 “배상액 규모를 높이는 등 조정의 효력을 강화하면 가해자가 조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효력이 약하면 피해자의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적절한 수준에서 조정의 효력을 차츰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徐旺珍)사무처장은 “조정위 활동이 배상액 결정에 치우쳐 있다”며 “오염방지 시설 확충 등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쟁조정위측은 조정 대상을 확대하는 문제와 관련해 일조권 침해도 조정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환경분쟁조정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