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87) 화백이 이달 초 남북 이산가족 상봉시 북한의 동생 기만씨(71·평양미술대 교수)가 선물로 주고 간 ‘난초’ 수묵화 그림 한 점을 전시회 준비 도중 도난당했다.
28일 오후 5시48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내 운보갤러리 전시실에 걸려 있던 기만씨의 그림이 사라진 사실을 갤러리 개관전으로 ‘운보 김기창 스케치전’을 준비하던 갤러리측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도난당한 그림은 폭 48㎝, 길이 120∼130㎝ 크기의 족자로 2차 이산가족교환방문단으로 남에 온 기만씨가 6폭 병풍, 잉어, 목련그림과 함께 운보에게 선물한 것이다. 운보갤러리는 이들 그림과 함께 운보의 아들 김완(金完·51)씨가 소장하고 있던 기만씨의 그림 ‘홍매’ 등 5점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운보갤러리측은 이날 오후 6시에 열릴 예정이던 이 전시회의 개막식을 준비하느라 직원 4, 5명이 바쁘게 전시실을 오가고 있었으며 10여명의 관람객이 먼저 입장해 있었다고 밝혔다. 갤러리 관계자는 “북한의 족자그림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표구도 하지 않은 채 벽에 걸어놨는데 누군가 이를 말아서 품속에 넣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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