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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힘'따라 춤추는 지방특별교부금

입력 | 2000-12-22 18:38:00


행정자치부가 22일 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에게 제출한 ‘99년 특별교부세 배정내용’에 따르면 지방 특별교부금이 여야 중진과 국회 행자위원 등 ‘힘 있는 정치인’들의 지역구에 집중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자부가 21일 지자체의 선심성 지방교부금 운영을 막기 위해 ‘재정 페널티제’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22일자 참조), 이 자료에 따르면 행자부와 정치인의 ‘윗선 거래’부터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교부금은 행자부가 긴급한 지출을 위해 지방교부금 예산의 11분의 1을 떼내 조성하지만, 구체적인 지급근거가 없어 정치인들의 치열한 로비 대상이 돼왔다.

▽행자위와 예결위 의원들의 ‘쌈짓돈’〓행자부를 담당하는 행자위와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더 많이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국 232개 시 군 구 중 20억원 이상 특별교부금이 배정된 47곳 중 11곳이 98∼99년 당시 행자위원들의 지역구였다. 당시 행자위원 30명의 지역구 중 3분의 1이상이 전국 평균액 18억5600만원을 상회하는 고액 배정을 받은 것. 또 예결위원의 지역구 9곳도 20억원 이상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다.

▽‘정치력’에 따라 차등배분〓여권 실세인 김홍일(金弘一) 한화갑(韓和甲)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는 29억2200만원이 배정됐다. 당시 총리이던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 김봉호(金琫鎬)당시 국회부의장, 김옥두(金玉斗) 박상천(朴相千)의원 등 여권 중진의 지역구에도 22억원 이상이 돌아갔다. 한나라당 중진인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목요상(睦堯相)의원과 양정규(梁正圭)전 의원 등의 지역구도 20억∼33억원을 받았다.

99년 지방 특별교무금 지역별 지원액 상위 20곳

지역

지원액

99년 해당지역 국회의원

강원 속초

3,779

송훈석(탈당)

경남 김해

3,424

김영일 ★

경남 거제

3,335

김기춘

경남 진주

3,333

김재천/하순봉 ☆

경북 안동

3,303

권오을/권정달(탈당) ★

강원 철원

3,186

이용삼 ★

제주 서귀포

3,156

변정일

충북 제천

3,155

김영준 ☆

경기 파주

3,105

이재창

경기 연천

3,049

이한동

전남 여수

3,031

김성곤/김충조 ☆

강원 태백

2,958

박우병

전북 군산

2,949

채영석/강현욱 ★

강원 원주

2,927

김영진/함종한 ☆

전남 장성

2,922

국창근

전남 목포

2,906

김홍일/한화갑

제주 북제주

2,883

양정규 ☆

충북 청주

2,693

구천서/오용운

경북 김천

2,663

임인배

경기 하남

2,629

정영훈(탈당)

▽탈당용 미끼?〓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회의나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던 권정달(權正達) 이택석(李澤錫) 정영훈(鄭泳薰) 황학수(黃鶴洙) 전의원과 송훈석(宋勳錫)의원 등의 지역구에도 23억∼37억여원이 배정됐다. 특별교부금이 ‘탈당 선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