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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인기영합 정책下/선심 뿌리친 나라

입력 | 2000-12-21 18:35:00


“우리 회사의 도약은 90년대에 들어와 본격화됐지만 그 기반은 80년대에 마련됐다. 첨단기술 개발과 수익성 최우선 등을 위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1990년 개인용컴퓨터(PC) 생산 판매 분야 25위에서 현재 미국내 1위, 세계 2위로 도약한 미국 델컴퓨터사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최근 그의 저서 ‘델의 직접판매―산업 혁명의 전략(Direct from DELL)’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 미국의 이른바 최장기 ‘신경제 호황’의 토대는 80년에 집권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 일관되게 추진해온 구조조정에 있었음을 표현한 말이다.

79년 이후 3년째 계속된 마이너스 경제성장, 두자릿수 물가상승률,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등의 상황을 맞은 레이건 대통령의 처방은 자유무역과 규제완화.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후퇴에 따라 공공사업확대, 수입제한, 성장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주장했으나 레이건은 이를 거부했다.

82년 레이건의 지지율은 한자릿수로 추락했으나 개의치 않았다. 철저한 시장원리에 의해 기업 및 산업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각종 규제를 철폐했다. 방송 통신 통신장비 시장 개방과 통신요금의 자율화는 90년대 정보기술(IT)의 비약적인 성장과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결합 등을 촉진하는 토대가 됐다. 미 기업들은 세계 각국 기업들과의 무한경쟁을 통해 생존하도록 ‘강요’당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철의 여인’ 영국 마거릿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취했던 노동시장 및 공기업 개혁은 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 그는 84년 전국 174개 국영 탄광 중 20곳을 폐쇄하고 2만여명의 광원을 해고한 후 노조의 저항을 막아내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광원 파업에 대비해 1년분의 석탄을 비축하고 조치를 내린 것은 일관된 개혁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대처는 집권 13년간 석탄 철도 우체국 등 극히일부를 제외하고 정유회사 BP를 포함해 48개의 공기업과 공공사업을 민영화했다. 이들 기업은 민영화후 대부분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

70년대 ‘복지천국’을 구가했지만 1, 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80년대초 마이너스 성장과 10% 이상의 실업률 등으로 ‘화란병’ 오명을 안았던 네덜란드. 그러나 노사는 82년 ‘고용정책 관련 중앙권고’(일명 바세나르협약)를 채택, ‘고임금 고복지 고실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정부는 임금 물가연동제 폐지를 통한 임금안정과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창출 방안을 조화시키는 것으로 노사합의를 유도했다.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