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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경찰 격렬 충돌 …100여명 부상

입력 | 2000-11-12 20:00:00


12일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1만3000여명(경찰추산)이 서울 도심에서 ‘기업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노조원과 경찰 등 100여명이 다쳤다.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1시경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노동조건 개악저지 전국 노동자대회’를 연 뒤 오후 4시반경부터 종로2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4시50분경부터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부근에서 가두행진을 저지하는 경찰들에게 쇠파이프와 각목 등을 휘두르며 30여분간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4차선을 점거한 채 가두행진을 계속하던 노조원들은 이어 종로3가 탑골공원 앞에서 종로 2가 쪽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이 저지하자 쇠파이프 등을 다시 휘두르기도 했다.

방패와 경찰봉 등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경찰 때문에 더 이상 행진을 하지 못하게 된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7시15분경 탑골공원에서 자진 해산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근로자 최태일씨(39)가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민주노총 노조원 40여명과 경찰 63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올 들어 최대 규모인 이날 시위로 종로 일대의 교통이 2시간반 정도 마비되는 등 서울 도심이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위원장은 집회에서 “월차휴가 폐지 등 개악된 노동법을 정부가 올 12월 국회에 상정하면 즉시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이 29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완료하기로 결의해 대규모 파업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