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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保 대출외압]"박지원씨 외압흔적 못찾았다"

입력 | 2000-10-10 19:00:00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10일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대출보증 외압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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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박 전장관이 8일 이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보강수사를 거쳐 이씨를 추가 기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전장관의 외압 전화 여부의 진상은 최종적으로 법정에서 가려야 하게 됐다.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이씨의 변호인단은 “수사가 짜맞추기식으로 진행됐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전장관의 외압 여부〓검찰은 이날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씨가 이씨에게 부탁한 추가 대출보증 액수는 이씨가 주장한 15억원이 아니고 5억원이며 따라서 박 전장관이 15억원을 추가로 보증해주라고 전화압력을 가했다는 이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장관의 외압전화’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신보 영동지점에서 박 전장관의 전화를 받아 이씨에게 연결해준 사람이 없고 △이씨가 최초로 작성한 문건에는 박 전장관의 외압 전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이후 몇 개의 다른 문건을 거치는 동안 박 전장관의 전화 외압 주장이 정교하게 다듬어진 흔적이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사직동팀 내사 경위〓검찰은 이씨의 사표 제출도 이씨가 비리혐의로 내사를 받게 되면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직동팀 일부 직원이 이씨의 비리를 제보한 사람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고 이씨의 개인비리를 청부 수사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씨를 불법 감금하는 등 불법 수사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속된 사직동팀 이기남(李基南·49)경정의 부인 김모씨(41)와 사직동팀 직원들은 “지난해 사직동팀의 조사가 ‘윗선’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검찰의 발표는 인정하지만 이 경정이 돈을 받고 청부수사를 한 것이 아니라 사직동팀 내의 실적 경쟁 때문에 이운영씨에 대한 수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李씨측 "짜맞추기" 반발 ▼

▽이씨 처리와 변호인측 반응〓검찰은 이씨가 영동지점장 재직시절 대출보증과 관련해 기업체 관계자 15명으로부터 사례비조로 2770만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씨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기소했고 금품을 제공한 기업체 관계자 15명은 약식 기소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수사의 기본을 무시한 전형적인 짜맞추기”라고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