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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박찬호 "올해만 같아라"…ML동양인 최다승

입력 | 2000-09-25 18:37:00


박찬호(27·LA다저스)가 마침내 시즌 17승을 달성, ‘코리안 특급’의 테두리를 넘어 ‘메이저리그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박찬호는 25일 홈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동안 2안타 5사사구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17승(10패)에 올랐다. 다저스가 1―0으로 승리.

박찬호의 17승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은 물론 96년 노모 히데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세운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인 16승을 넘어선 기록.

박찬호가 이날 17승째를 따내자 평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상을 등한시하던 UPI, 티커 등 미국 연고 통신사들도 박찬호의 승리 소식을 ‘박찬호가 다저스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았다’는 리드와 함께 인터뷰도 곁들이며 재빠르게 전세계로 타전했다.

박찬호는 이날 삼진도 13개를 잡아내 96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지 5년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200 탈삼진을 넘어섰고(204개) 평균 자책도 3.40으로 더욱 좋아졌다.

이날 출발은 좋지 않았다.1회 첫타자 데미안 잭슨을 볼넷으로 내보낸 박찬호는 2회에도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회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제구력을 되찾는 듯했던 박찬호는 4회 볼넷2개와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3루의 위기에 처했으나 후속타자를 병살로 처리했다. 5회에서도 박찬호는 첫타자 리베라에게 3루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 무실점으로 봉합했다. 두 차례의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기며 신이 난 박찬호는 5회 세 번째 타자 클레멘트부터 7회 첫 타자 스프레이그까지 6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연속 탈삼진 최다 기록도 바꿔버렸다.

그리고는 승승장구. 박찬호는 8회초 잭슨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했을 뿐 나머지 5타자를 모두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박찬호는 8회에 시속 156㎞가 나올 정도로 싱싱한 어깨를 자랑했으나 투구수가 이미 124개로 많아 아쉽게 완봉승을 올릴 기회는 놓쳤다.

박찬호는 30일 오전11시 다시 한번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올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18승에 도전한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