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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꽃게 사건]中과 공조안돼 수사 '게걸음'

입력 | 2000-08-27 19:13:00


중국산 수산물에서 광범위하게 ‘납덩어리’가 계속 발견돼 ‘수산물 납공포’가 퍼져나가고 있으나 중국과의 공조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과 인천 세관에 보관 중인 중국산 냉동 꽃게에 대한 금속탐지기 조사 결과 26일 또다시 납덩이 1000여개가 발견됐다. 인천에서는 꽃게 한 마리에 21개의 납추가 들어있는 경우도 밝혀졌다. 해양부는 “중국산 냉동꽃게 75t, 7500상자를 검사한 결과 인천에서 290상자, 부산에서 41상자에서 각각 납덩이를 집어넣은 꽃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납덩이는 30g 내외의 작은 납추 모양이었으며 상자당 3, 4마리의 꽃게 속에 숨겨져 있었다. 해양부는 현재 금속탐지기를 이용한 ‘납덩이’ 확인 작업이 국립수산물검사소 11개 지소 가운데 인천과 부산에서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9개 지소에 대한 추가 검사가 이뤄질 경우 중국산 수산물에 주입된 ‘납덩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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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국 수산물 수입업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납덩이가 포함된 수산물 수입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중국 수산물 수출검사기관에 금속탐지기 4대를 급송하기도 했다.

해양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납꽃게’와 ‘납복어’는 중국 내 다른 수출항구를 통해 서로 다른 업체가 수출한 것이었다”면서 “중국의 수산물 수출업체 상당수가 납 삽입 수법을 일상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부 조사결과 납꽃게는 중국의 단둥(丹東)을 통해, 복어는 웨이하이(威海)를 통해 각각 국내로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일부 납꽃게는 저우산(舟山)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나는 등 중국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납꽃게’가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납꽃게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광로·金光魯)는 꽃게에 납이 주입된 장소가 중국인데다 중국 현지 꽃게 수집상 양모씨(43·구속 중)가 혐의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인부 노임이 일당 2000원 정도에 불과해 마리당 100g의 납만 넣어도 한 명분의 임금 지불이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일부에서 계획적으로 납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공안당국의 협조 없이는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