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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US여자오픈]'우즈열풍'에 또 몸살

입력 | 2000-07-21 09:54:00

첫날 선두나선 맥 말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서양 건너편에서 불고 있는 타이거 우즈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LPGA 메이저대회 가운데 으뜸인 데다 USGA가 직접 주관하는 US여자오픈은 때마침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골프클럽에서 열리고있는 브리티시오픈과 일정이 겹쳐 언론과 골프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사상 최연소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우즈가 연일 전 세계 언론의 각광을 받더니 첫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에 올라 쾌조의 스타트를 끊자 US여자오픈은 아예 뒷전으로 밀렸다.

여자골프 최대의 이벤트가 '그들만의 대회'로 전락한 것이다.

US여자오픈이 우즈 열풍에 피해를 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98년 혜성처럼 등장한 박세리가 제니 추아시리폰(태국)과 피말리는 연장 승부끝에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을 때 마지막 날 TV 시청율은 전날보다 2.6%포인트 상승하는 등 크게 관심을 끌었으나 지난 해에는 우즈가 메모리얼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1.4% 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대회 챔피언 줄리 잉스터는 "US여자오픈은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골프중 가장 중요하고 큰 대회지만 우즈가 출전한 브리티시오픈과는 경쟁 상대가 안된다"며 "좋은 경기를 펼쳐 팬들의 눈길을 끌어오는 수 밖에 없다"고 무력감을 실토했다.

US여자오픈의 흥행 참패가 예상되자 대회일정을 브리티시오픈과 겹치게 잡은 USGA에 대한 눈총도 따갑다.

그러나 LPGA 관계자들은 그동안 대회 때마다 LPGA를 골탕먹여온 미국프로골프(PGA)에 대한 원망이 더 강하다.

작년 USGA는 메리트클럽을 US여자오픈 개최지로 먼저 정했으나 PGA가 메리트 클럽과 인접한 메디나 컨트리클럽에서 PGA챔피언십대회를 열기로 뒤늦게 결정하자 눈물을 머금고 미시시피주 올드웨이벌리골프클럽으로 옮기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브리티시오픈기간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BC오픈 역시 거의 알려지지 않아 US여자오픈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

[거니(미 일리노이주) 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kh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