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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조용한 목소리 태아에 좋다

입력 | 2000-05-16 19:11:00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실제로 들을 수 있을까. 청각 기능은 시각 기능이 형성되는 것보다 약 두 달이나 빠른 임신 20주쯤부터 형성된다. 또 태아는 뱃속에서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신생아들은 처음엔 큰 소리에 놀라는 반응으로 팔과 다리를 뻗는 동작을 해보이지만 뱃속에 있을 때 듣던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으면 젖을 더 빨리 빨고 안정을 찾는다고 한다. 아기들이 보채고 울 때 신경질적으로 큰 소리를 질러 보라. 아기들은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더 큰 소리로 운다.

그러나 아기들은 엄마의 목소리와 비슷한 낮은 목소리를 반복해서 들으면 울음을 그치게 된다. 태아들에게는 고음보다는 저음이 더 잘 전달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저음에 보다 익숙해져 있고 안정적으로 반응한다.

이처럼 엄마의 조용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는 태아 뇌발달에 좋은 영향을 준다. 반면 매일 반복되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나 큰 목소리는 스트레스로 작용해 뇌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매일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뱃속에 있는 태아와 대화를 하거나 조용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사랑스럽고 인자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같이 사랑스러운 마음과 목소리의 전달이 태교나 유아교육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신생아실에서 미숙아에게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면 체중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고 한다. 이젠 신생아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큰 소리로 말하거나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잘못된 선입견은 버려야 할 때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