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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체제정비]한나라 "총재추대-경선" 힘겨루기

입력 | 2000-04-16 19:01:00


당 체제정비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물밑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주축으로 한 당내 주류측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체제 정비를 매듭짓겠다는 생각이다.

공천파동을 통해 당내 비주류 중진들의 정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마당에 전당대회를 통한 이총재 친정(親政)체제 강화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게 주류측의 전망. 이총재측은 또 16대 총선 공천과정을 통해 이총재 직계로 분류되는 원내외 위원장이 대거 포진함에 따라 ‘힘을 실은’ 체제정비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 때문에 주류 일각에서는 전당대회에서의 총재 경선이 아닌 이총재 추대가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승부를 겨뤄봐야 결과가 뻔한 마당에 굳이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당력을 소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그러나 일부 비주류 중진들은 “추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 총재 경선 도전의사를 밝힌 강삼재(姜三載)의원은 “총선 결과는 실정을 거듭한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대안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한 것이지 이총재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라며 경선을 요구.

일부 중진들도 “총재의 독선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박관용·朴寬用부총재)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바람으로 확인된 당내 민주화 등이 제도화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손학규·孫鶴圭당선자)며 추대론을 비판한다.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도 “한사람이라도 (경선에) 나선다면 (추대가) 가능하겠느냐”고 현실적 어려움을 시사.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의원은 총재경선 도전과 관련, “아직 입장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관망하는 입장이다.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洪思德)의원은 “나는 관심 없다”며 유보적 태도.

○…부총재단의 경선여부도 관심사. 이총재가 그동안 여러 차례 부총재직 경선을 공언했기 때문. 현재 한나라당 부총재단이 9명이기 때문에 이번에 구성될 부총재단 7∼9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영구(金榮龜)부총재는 부총재단 경선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아직 다른 중진들은 입장 표명을 유보. 다만 변수는 경선을 거쳐 부총재로 선출될 경우 총재 지명에 의한 부총재와 달리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점이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경선 부총재는 총재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총재중심의 체제 하에서 부총재직 경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