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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1m 1원백혈병 어린이 돕기 '사랑의 발걸음'

입력 | 2000-03-17 19:09:00


세발 자전거에 오르면 유난히 기분이 좋아지는 윤지환군(6). 지난해 3월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으로 입원했던 윤군은 한 때 사경을 헤매는 고비를 맞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집 근처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만큼 몸이 좋아졌다.

윤군의 병세가 지금처럼 호전된 것은 꾸준한 치료와 부모의 정성어린 간호 때문. 그러나 윤군의 어머니 김경애씨는 “지환이가 이만큼 낫게 된 것은 ‘1미터 1원’을 포함해 주위 여러분들이 도움을 준 게 컸다”고 말한다. 치료비 전체에 비해 큰 액수는 아니지만 1미터 1원을 통해 전달된 성금 200만원은 윤군의 치료에 ‘소금같이’ 귀하게 쓰였다는 것. 그동안 윤군을 비롯해 백혈병 어린이 80명이 ‘1미터 1원’의 도움을 받았다. 5년째 동아마라톤과 함께하고 있는 ‘1미터 1원’운동은 올해도 어김없이 동아마라톤을 통해 ‘사랑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1미터 1원은 96년 아마추어 마라토너 몇몇이 모여 시작한 운동. “마라톤 코스를 뛰면서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없을까”하는 ‘궁리’ 끝에 나온 아이디어다. 마라톤 코스 42195m를 뛰면서 1m에 1원씩의 성금을 모아 백혈병 어린이를 돕자는 취지. 매년 동아마라톤을 통해 모금하기로 했다. 처음 이 모임에 참여한 인원은 불과 11명이었지만 지난해 1510명이 이 운동에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까지 1미터 1원 운동에는 6400여만원의 성금이 접수됐고, 어린 생명들을 돌보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성금의 일부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도 전달돼 아프리카의 굶는 어린이 등 세계의 헐벗은 어린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1미터 1원은 날이 갈수록 확산돼 우리 사회의 ‘이웃 사랑’을 일깨우고 있다. 매년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한 기업의 노동조합이 해마다 성금을 모아 백혈병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것은 그 중 일부. 한 아마추어 마라토너는 동아마라톤에 참가 신청을 하면서 목표를 아예 ‘매일 1명씩의 후원자를 늘여나가는 것’으로 잡았고, 어떤 카페의 여주인은 수년째 1미터 1원 성금 모금을 위한 ‘자선 공연’을 자신의 카페에서 열기도 한다. 이들에게 선뜻 성금을 내주는 사람은 대부분 평범한 보통 이웃들. 1미터 1원이 더욱 뜻깊은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사랑’을 한데로 모아주는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미터 1원 운동에 참여하는 방법▼

1. 참가하는 마라토너가 달릴 코스에 따라 기부금을 정한다. 하프코스는 2만1000원, 풀코스는 4만2195원.

2. 마라토너는 주변 친지나 동료들을 대상으로 취지를 설명하고 후원자를 모은다.

3. 완주를 마치면 온라인(국민은행 006-01-0796-019, 예금주 1미터1원)으로 성금을 보낸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