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 놓인 공중전화가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최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공중전화 이용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은 서울 등 대도시의 공중전화기 위치를 바꾸고 기존 전화기에 첨단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등 ‘공중전화 구조조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휴대전화 밀려 매출 급감▼
2월 29일 한국통신에 따르면 공중전화의 매출은 98년 7228억여원에서 지난해 6187억여원으로 1년 사이에 14.4% 줄었다. 특히 공중전화에서 일반전화로 건 통화의 매출은 98년 5256억여원에서 99년 3335억여원으로 36.5%나 줄었다. 다만 공중전화에서 휴대전화로 건 통화의 매출은 같은 기간에 880억여원이 늘었다.
이처럼 공중전화 매출이 감소하자 한국통신은 97년부터 4년째 전국의 옥외 공중전화를 15만대 이내로 유지하면서 최근 위치를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실제로 2월 초 서울의 카페 편의점 등 실내에 설치됐던 공중전화 78대가 이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새로 개통한 서울지하철 7호선 온수∼신풍역 구간의 지하철역으로 옮겨졌다. 이는 이용자가 적은 곳에 있는 공중전화를 지하철역 백화점 주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기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
한국통신은 이와 함께 기존 공중전화에 새로운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말 2개의 송수화기가 달려 있어 3자 통화가 가능한 ‘듀엣 공중전화기’ 500대를 서울 부산 등 전국 대도시에 설치했다. 또 앞으로 백화점 상가 식당 등에서 사용될 전자화폐로 통화할 수 있는 공중전화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벤처업계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공중전화기, 광고를 보거나 들으면 일정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기 등 신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3자 통화' 신기종 보급▼
한국통신 관계자는 “무선 디지털시대를 맞아 유선 공중전화기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아무리 자가용이 늘어나도 대중교통수단이 필요한 것처럼 공중전화도 긴급통화를 해결해 주는 대중통신수단으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