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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경마식 언론보도 빈축…흥미위주 접근

입력 | 2000-02-28 19:51:00


미국 대통령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선거를 치르면서 미 언론이 계속 망신을 당하고 있다.

예비선거 결과를 제대로 맞히지 못할뿐더러 선거를 스포츠처럼 흥미위주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첫 예비선거였던 뉴햄프셔주의 투표당일까지 미 언론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매케인의 18%포인트 차 압승.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선거에서도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지와 같은 권위있는 언론조차 매케인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 예측을 불허한다고 전망했지만 부시가 11%포인트의 안정적인 표차로 이겼다. 미 언론은 이번에는 부시가 대통령후보를 따낼 강력한 교두보를 구축했다고 보도했지만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미시간주에서 매케인이 승리함으로써 미 언론의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로렌스 제이콥스 미네소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같은 미 언론의 보도양태를 ‘시트콤식 저널리즘’이라는 말로 꼬집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7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담당 국장인 리처드 모린은 워싱턴포스트를 포함한 미 언론이 표본이나 조사방법에서 많은 한계를 안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전폭적으로 의존하는데다 지나친 단순화와 성급한 예단까지 곁들이고 있어 갈지자의 보도양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하는 글을 27일자에 싣기도 했다. 모린 국장은 1996년 대선의 경우 후보들이 유세의 85%를 자신의 공약을 홍보하는 긍정적 선거운동에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의 85%는 후보들의 비방전을 다뤄 선거과열을 부채질했다고 덧붙였다.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