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접속’의 주인공 전도연은 PC통신 채팅을 통해 밀어를 나눴다. 대화방식은 문자. 과거 기성세대가 편지로 사연을 주고받던 펜팔과 방식만 다를뿐 사용된 ‘언어’는 같았다.
최근에는 문자 음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화상통화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채팅방식이 등장, 채팅문화를 급격히 바꾸고 있다. 특히 동시에 10명까지 화상채팅이 가능해지면서 10대와 20대 사이에 ‘끼리의 커뮤니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마이러브는 작년말부터 본격적인 화상채팅 서비스에 나서 현재 30만명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전국의 PC방을 중심으로 보급, 특히 10대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이 서비스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가 불필요하며 오마이러브의 홈페이지(www.ohmylove.co.kr)에 ID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원치 않으면 인터넷상의 캐릭터인 아바타(Avata:분신이라는 뜻)를 내세워 문자, 음성으로 채팅을 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화상이 0.6초에 한번씩 바뀌기 때문에 ‘동영상’의 실감은 덜한 편. 그러나 최대 10명까지 공동채팅이 가능해 동호회 모임 등에 활용되고 있다. 오마이러브는 삼성물산이 10억5000만원, 한솔M.COM이 8억원을 출자한 벤처기업. 2월에는 기업들이 다자간 화상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한 ‘GloBiz 21’을 개발, 1만개를 중소기업등에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얼굴을 보는 것은 물론 파워포인트등 각종 회의자료를 화면에 올려놓고 토론도 가능하다는 것.
시엔조이(www.seenjoy.co.kr)는 전국 PC방에 카메라등 필요한 장치를 설치해 1대1 화상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중이다. 비밀방 기능을 갖고있어 패스워드를 모르는 타인의 ‘무단입장’을 막을 수 있다.
블루텔(www.bluetel.net)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화상채팅 서비스인 ‘로미오&줄리엣’을 조만간 제공한다. 동시에 6∼8명까지 참여할 수 있고 이야기 상대를 연령 성별 지역별로 구분해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것. 블루텔은 이밖에 PC통신과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모두모두(www.modumodu.co.kr)등이 화상채팅을 서비스중이다.
화상채팅의 장점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문자입력이 더딘 나라와의 국제채팅에서 유리하다는 것. 일부 업체들은 벌써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와함께 화상전달 속도가 개선될 경우 화상채팅은 기업의 영상회의 서비스로 빠르게 변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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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사용자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바타(avatar)는 분신(分身)이나 화신(化身)을 뜻하는 말로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를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뜻한다.
국내에도 최근 러브헌트(www.lovehunt.co.kr) 매직하우스(www.mhouse.net) 챗팝(www.chatpop.com) 등 아바타 기법을 이용한 ‘아바타 채팅’을 선보이는 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했다.
이용자들은 회원으로 가입한 후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캐릭터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자신의 아바타로 삼게 된다. 아바타는 움직이거나 울고 웃고 화내는 등 몇 가지 표정도 지을 수 있다.
아바타는 채팅 외에 리니지나 바람의 나라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머드 게임에도 등장한다. 게이머는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실감나는 모험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게임에 몰두하면 게임 속의 상황을 현실과 혼동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바타는 가상현실이나 자바, 3차원 입체 애니메이션 기술 등이 발전하고 통신망의 속도가 빨라지고 인터넷 환경이 그래픽 위주로 바뀌면서 더욱 각광을 받을 전망.
아바타의 용도가 채팅이나 게임 외에도 쇼핑이나 정보 검색 등 사이버 공간의 모든 활용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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