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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플라자]외국기업 '産學협동' 새파트너로

입력 | 1999-10-20 04:56:00


외국기업과 국내 대학간의 산학(産學)협동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IMF이후 국내 기업들이 대학에 지원해오던 연구비를 삭감하면서 산학 프로젝트를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기업 이름이 붙은 연구소〓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분야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퀄컴사는 19일 연세대에 CDMA 기술표준연구실을 설립하고 앞으로 3년간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실의 이름은 ‘퀄컴―연세 CDMA 리서치랩’. 국내 대학의 연구소에 외국기업의 이름이 붙은 첫번째 케이스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연구 결과로 나올 지적재산권을 양측이 50대50으로 나누기로 한 점. 연세대는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퀄컴이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한 것은 중국에 이어 두번째. 퀄컴측은 공식적으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CDMA 방식의 휴대전화를 상용화한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챙겨간다’는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이름을 알려라〓독일 최대의 전자업체인 씨멘스는 각국의 대학생을 뽑아 독일 본사에서 연수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씨멘스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전자업체. 그러나 대부분의 제품이 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데 한계를 느껴왔다.

씨멘스가 비용을 들여가며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을 본사에서 연수시키는 것은 씨멘스라는 이름을 일찍부터 심어주기 위한 것. 미래의 엔지니어들이 씨멘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는 계산이다.

올해 6월 국내에서 선발된 6명의 대학원생들은 6개월 일정으로 씨멘스 본사의 여러 부서에서 각자 전공에 맞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선진 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을 얻는 것은 물론 매달 140만원씩의 지원금까지 받는다.

▽‘꿩먹고 알먹고’〓한국쓰리엠은 93년부터 국내 산업보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41명을 대상으로 6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에도 서울대 카톨릭대 순천향대 등에 재학중인 대학원생 5명에게 총 900만원의 장학금을 줄 예정.

쓰리엠은 장학금 지급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보건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회사의 이익에도 보탬이 된다고 계산한다.

6월 미국의 포드사가 자동차 브레이크 시스템 연구를 위해 고려대에 12만달러의 연구비를 지급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 포드는 포드―대학 연구프로그램(Ford University Research Program)을 통해 각국의 자동차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