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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반도체용 신물질 개발…F램 성능 획기적 향상

입력 | 1999-10-14 00:56:00


차세대 반도체의 대표주자인 F램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제작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신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네이처誌 논문 게재

서울대 물리학과 노태원(盧泰元)교수 등 전이(轉移)금속 산화물 연구팀 6명은 13일 F램 제작시 기존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인 BLT(비스무트란탄티타늄 산화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과학전문잡지인 네이처는 14일자로 발행된 최신호에서 노교수 등이 개발한 신물질 BLT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개발과정을 주요기사로 소개했다. 네이처지는 또 신물질에 대한 관련 학자의 평가논문 등을 함께 실었다.

▼업계 20년 난제 해결

노교수 등은 신물질에 대한 국내 특허를 신청했으며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도 특허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교수가 이번에 개발한 신물질 BLT는 그동안 F램 제작에 사용돼온 PZT의 ‘피로현상’과 SBT의 고온제작이라는 두가지 단점을 한꺼번에 극복한 획기적인 소재.

‘피로현상’이란 반복사용에 따른 성능저하 현상으로 피로현상의 극복은 지난 20년 동안 F램 제작사들의 최대 난제였으며 S BT를 소재로 쓸 경우 제작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온도가 너무 높아 F램 제조에 많은 시간이 소모됐었다.

▼D램 공정서 양산 가능

이에 따라 BLT를 사용한 F램 제작이 실용화되면 그동안 외국이 개발한 물질을 사용하는 데 따른 로열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D램의 공정조건에서도 양산(量産)이 가능해 국내 반도체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F램에 관한 물질 및 공정 특허 대부분이 외국회사에 있어 국내에서는 F램의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경우 막대한 로열티를 외국에 지급해야 할 상황이었다. 현재 D램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특허를 외국에서 갖고 있어 매년 매출액의 10% 정도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형편이다.

▼세계시장 석권 길터

또 PZT와 SBT 등의 기존물질과는 달리 BLT는 대량생산의 장애도 별로 없어 실용화가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현재 사용하는 D램 제작공정을 F램 제작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의 하나.

따라서 노교수 등이 개발한 신물질은 2000년에는 약 30억달러, 2004년에는 약 15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F램의 세계시장을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장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제공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삼성전자 김한기 기술기획부장도 “기술개발이 계속 이어진다면 F램 대용량화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F램이란

F램이란 압력이나 전기장을 가하면 분자내부의 원자배치가 변해 그 상태를 유지하는 강유전체(强誘電體)라는 물질을 이용한 메모리 반도체로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D램 △고속정보처리가 가능한 S램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소멸되지 않는 플래시메모리의 장점을 갖춰 ‘꿈의 기억소자’로 통한다.

〈이헌진·성동기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