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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학살 규명 한미 조사단 무산

입력 | 1999-10-10 19:39:00


6·25전쟁 당시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양민에 대한 미군의 학살의혹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한미양국의 공동조사반 구성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정부는 육군부 주관으로 노근리 사건 진상규명 방안을 협의한 끝에 한미 공동조사반 구성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워싱턴 소식통들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정부는 12일 스탠리 로스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를 한국에 파견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이같은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양국이 조사는 따로 하되 실질적인 공동조사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보의 공유와 자료협조 등 조사과정에서 최대한 공동보조를 취할 방침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CBS방송은 6·25전쟁 당시 미군이 노근리 사건 외에도 한국양민을 학살한 사건이 최소한 두 건은 더 있다고 참전군인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당시 이등병이었던 레스터 토드는 “한 사살작전에서 여자나 어린이를 포함해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을 모두 사살했다”면서 미군 당국은 그에게 함구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CBS는 토드가 말한 ‘사살작전’은 당시 미군이 저지른 최소한 3건의 양민학살 사건 중의 하나라며 미 공군기가 한 사찰을 공격해 민간인 83명에게 기관총을 쏘았다는 주장도 아울러 소개했다.

한편 칼 F 버나드 미 예비역 육군대령은 8일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6·25전쟁 당시 노근리에서 민간인이 학살됐다면 그것은 북한군의 잔인한 공격 속에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화력도 갖추지 못한 미군들에 의해 저질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