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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만을 돕자

입력 | 1999-09-22 17:43:00


대만 중부지역에서 21일 발생한 지진 희생자는 이미 확인된 수만 하더라도 수천명에 이른다. 대만은 3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35년의 지진 등 비교적 지진이 잦은 곳이기는 하지만 이번 지진은 역사상 최대의 강진이라고 한다. 대만 국민들은 긴급 구조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자연의 대재앙이 남긴 상처는 너무 크다.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구조 복구작업이 하루 속히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

본보는 한달전 대지진으로 참변을 당한 터키 국민 돕기 운동에 나서면서 이제 지구촌은 모두가 한 이웃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우리는 너와 나의 고통이나 불행이 따로일 수가 없는 국제화시대에 살고 있다. 더구나 인도주의적 활동은 이념이나 체제를 초월한다. 대만과 적대관계에 있는 중국마저 구조 복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 좋은 예다.

특히 대만은 역사나 지리적으로 볼 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우리가 6·25 등 힘들고 어려운 현대사의 고비를 넘길 때마다 대만은 각별한 우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남북대치 상태에 있는 한반도의 독특한 지정학적 여건때문에 우리는 92년 중국과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그럼에도 우리와 대만간의 경제적 인적 교류는 전과 다름없이 활발한 상태다. 양국 국민이 느끼는 친밀감 또한 변함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참사 즉시 대만 정부에 위로의 말을 전하고 어제 119구조대를 보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대만 국민을 돕기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대만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즉각 투입된 일본 민간구조대의 민첩성은 배울 만하다. 국제화시대에 맞는 선진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민간구조활동은 무엇보다 민간외교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제는 우리의 민간구조단체들도 지구촌 곳곳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면서 신속한 지원과 봉사활동을 펼쳐야 할 때다.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만 해도 33회로 이는 연간 평균치의 두배 수준이다. 또 지진 강도도 높아져 올해 발생한 3.0이상 지진만 해도 15차례나 된다. 이에 따라 극동지역이 지진 다발시기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우리 역시 건축물의 내진설계 등 지진 대책에 소흘함이 없어야 한다. 이번 대만 지진이 터키지진보다 더 강했는데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것은 평상시 지진대책을 잘 세웠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