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세풍사건과 관련한 여권의 움직임에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나라당 내에는 여권이 세풍사건을 일단락짓고 여야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새로운 사정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상반된 설이 함께 대두됐다.
한나라당은 서상목의원이 기소되는 선에서 세풍사건이 중간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지자 “이제 세풍사건 족쇄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안도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세풍자금 횡령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 10여명의 혐의사실 공개설에 대해서는 ‘국민 기만극’이라고 반발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강에 이어 기자간담회를 가졌으나 세풍사건에 대해 “더이상 캐봐야 나올 게 없을 것”이라고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다. 세풍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여권의 의도에 말려든다는 판단에 따라 ‘무대응전략’으로 나가기로 했다는 것.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그러나 “여권이 궁하면 들먹이는 게 세풍사건 아니냐”면서 “세풍을 빙자해 다시 한나라당을 음해하고 정치적 압박을 가한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출신의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검찰이 새로운 사정을 시작하기 전에 세풍사건을 일단락지으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사정태풍을 우려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사정당국이 한나라당 의원 수십명의 비리혐의를 포착했다는 설이 있다”면서 “여권이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끊임없이 흔들어 댈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