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안양 LG의 구리숙소. 조광래감독은 수원 삼성과의 99아디다스컵 결승 녹화테이프를 보고 또 봤다.
아무리 봐도 1―0으로 앞설 때 샤샤에게 동점골을 내준 게 뼈아팠다.
‘수비수들이 한 박자만 더 빨리 몸을 던졌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올시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었다. 3월20일 열린 올시즌 비공식 개막전인 슈퍼컵에서 샤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게 ‘불행의 씨앗’.
17일 현재 12골을 터뜨린 샤샤는 그중 6골을 안양전에서 넣었다.
조감독은 “이상헌 김성일이 맡는 팀 중앙수비가 너무 약하다”며 “1m90, 79㎏의 거구인 샤샤의 슈팅타임이 빨라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감독은 앞으로 ‘힘좋은’ 무탐바와 장형석을 붙여 샤샤를 묶을 계획.
‘꿩잡는 매’로 ‘테리우스’ 안정환(부산 대우)을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통산 13골로 득점 선두인 안정환에게 무려 7골을 헌납한 대전 시티즌은 ‘보약같은 존재’다.
대전은 4월4일 팀의 시즌 개막전에서 안정환에게 연장 골든골 포함, 2골을 내줬다. 6월23일 속초경기때는 해트트릭까지 허용했다.
부산 신윤기감독은 “안정환이 볼 키핑력이 좋아 상대 수비수들이 애를 먹는다”며 “해트트릭을 기록할 때만해도 처음엔 레프트 윙으로 뛰던 안정환이 후반에 중앙으로 옮기자 대전의 전담 수비수가 헛갈렸다”고 말했다.
데니스(수원)는 포항 스틸러스의 ‘저격수’.
4월3일 포항전에서 6개월 출장정지에서 풀려난 자축골을 넣는 등 시즌 7골중 4골을 포항전에서 뽑는 집중력을 보였다.
반면 곽경근(부천 SK), 박건하(수원) 등은 6팀에서 각각 8,7골을 넣어 ‘편식’없이 고루 골을 터뜨렸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