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2일 기공 수련단체 파룬궁(法輪功)을 불법으로 규정한 지 31일로 열흘째. 수도 베이징(北京)의 아침 풍경이 변했다. 공원이나 광장에 모여 파룬궁을 수련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긴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베이징의 톈안(天安)문 광장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군경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파룬궁 추종자들이 항의시위에 나설지 모르기 때문이다.
▽단속〓당국은 파룬궁의 성(省)단위 최고조직인 39개 총참(總站)과 그 아래 1900여개 분참(分站)을 압수수색하고 책임자들을 수배했다. 이에 따라 27일에는 산둥(山東)성과 지린(吉林)성 총참이 와해됐고 두 곳의 총참장과 부참장들은 반성문을 신문에 발표했다. 공무원을 포함한 수천명이 구금됐다고 홍콩의 인권단체가 밝혔다.
▽선전〓당국은 매체를 통해 파룬궁의 폐해를 집중 부각시켰다. 파룬궁 추종자들이 환각상태에 빠져 자살하거나 살인을 저지른 장면, 파룬궁 수련만으로 병을 치료하려다 숨진 사례들을 중점 소개하며 파룬궁이 미신과 사설(邪說)로 사람을 미혹한다고 선전했다. 30일에는 파룬궁 수련자가 자신의 초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굴뚝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당국은 이렇게 숨진 사람이 743명이라고 발표했다.
▽폭로〓당국은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李洪志·48·미국거주)의 비리를 잇따라 폭로했다. 그가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해 생일을 석가탄신일로 조작했고 수련자들의 교육비를 포탈했다고 당국은 주장했다. 28일에는 리훙즈가 90년대 초반 자신과 가족의 병치료를 위해 약을 먹은 사실을 병원 영수증과 함께 공개하며 파룬궁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응〓베이징 소재 중국사회조사연구소가 23일부터 27일까지 주요도시 주민 3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당국의 파룬궁 금지조치를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전망〓당국은 29일 리훙즈 체포명령을 내리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가맹국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이 없기 때문에 그를 인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파룬궁이 전면와해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리훙즈는 인터넷을 통해 선전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파룬궁 조직들이 현지 인권단체들과 손잡고 중국 당국의 파룬궁 탄압을 계속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파룬궁 문제는 중국의 또다른 인권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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