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수들이 한국 공식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어로 공연한다. 최근까지 재일교포 가수 전월선 등이 한국에서 일본어로 대중가요를 부르려 했으나 정부 지침에 따라 모두 무산됐다.
이번에 공연하는 가수들은 록그룹 ‘솔 플라워 유니언’과 ‘발렌타인 DC’. 이들은 8월1, 2일 밤 8시반부터 2시간반 동안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아시안 록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부산시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이 무대는 한중일 3개국 대중음악 축제. ‘솔…’은 ‘보름달의 저녁(滿月の夕)’ 등 6곡을, ‘발렌타인…’은 ‘제트 보이’ ‘제너레이션’ 등을 각각 부른다.
‘솔 …’은 일본전통음악과 록을 접목한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발렌타인 …’은 록패션과 무대 행위 등 비주얼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모은 그룹.
이들의 일본어 공연이 허가된 이유는 부산시 초청 공연이기 때문. 지난 5월 개정된 공연법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초청 공연은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외국어공연 수입 추천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부산시는 일본어 대중가요공연에 대해 음악평론가 시민단체대표 등으로 구성된 ‘외국인 초청공연심의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일본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 일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 우진영 문화정책과장은 “지자체 초청이나 국제가요제 등에서 일본어 공연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공연법에 따른 것으로 일본어 공연의 공식 개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 록 페스티벌’은 부산시가 약 13억원의 예산을 들인 국제대중음악축제.
한국 가수들은 신인 여가수 소냐와 타악그룹 ‘푸리’를 비롯, 강산에와 그룹 ‘시나위’ ‘할리퀸’이, 중국에서는 여가수 캔디 로가 참가한다.
부산시 산하 단체로 이번 축제를 주관하는 부산축제문화진흥회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부산의 대표적 대중음악축제로 만들 것”이라며 “내년에는 영미록그룹을 불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 입장은 무료. 051―888―3478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