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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판통신]日 오가와/ 「마루야마 마사오 강의록」

입력 | 1999-06-18 19:27:00


■「마루야마 마사오 강의록」(제3권) 일본정치사상사 1949년 도쿄대 출판회 ■

46년 5월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란 논문으로 갑자기 유명해진 정치학자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1914∼1986)는 제2차세계대전 후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의 한 사람이다. 그는 도쿄대 법학부에서 20여년간 정치학과 정치사상사를 강의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일본국민을 오래도록 예속의 굴레에 몰아 넣고, 또한 세계를 전쟁 속에 뛰어들게 했던 이데올로기’(즉 천황제)에 대해 참신하고 예리하게 분석했다.

그의 저서는 많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후에 전집과 좌담집이 이와나미출판사에서 출간되기 시작해 98년말 완결됐다. 이번에는 도쿄대출판회가 책을 출판 중이다. 그 중 이 책은 지난 5월에 나온 것.

구성은 △서설:국민 및 국민주의에 대한 약간의 고찰 △제1장 전기 국민주의의 여러 형태:해방론(海防論) 부국강병론 존왕양이론(尊王攘夷論) △제2장 근대국민주의의 고전적 형태:전체적 문제상황,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론 △제3장 정한론(征韓論)과 대만정벌론 △제4장 자유민권론에 있어서 내셔널리즘 △부록:그 후의 역사적 개관 등이다.

근대 일본을 형성하고, 일본을 침략과 전쟁으로 내몰았던 일본내셔널리즘을 분석해낸 참으로 훌륭한 저작이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2장의 후쿠자와 유기치에 관한 글. 그의 ‘탈아론(脫亞論)’ 등에 대해 필자가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으나 그는 생애를 마칠 때까지 줄기차게 후쿠자와를 높이 평가했다. 마루야마는 이 책에서 자유주의(개인의 해방)―국가주의(국민적 통일과 독립)―국제주의(개인의 자유 평등원리의 국제간에의 적용)란 세 가지 관점에서 충분히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 1874년 전후에 활발했던 정한론을 ‘일본 내셔널리즘의 모든 성격이 압축된 것’으로 보고 치밀하게 분석을 가했다.

이 책은 일본제국주의가 패퇴한 직후 쓰여진 것이지만 분석이 매우 날카로운데다 학자의 양심이 가득 담겨 있다.

오가와 하루히사(도쿄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