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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젊은피 수혈론」]與, 벌써부터「물갈이 리스트」

입력 | 1999-03-23 19:15: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언급한 ‘젊은 피 수혈론’이 정치권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청와대와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차원의 발언’ ‘아직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발언이 ‘세대교체를 통한 대규모 정계개편, 나아가 한국정치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큰 틀의 정국구상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게 대두된다.아무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 발언이 실행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몰아닥칠 파급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여권 안팎에서는 세대교체에 필연적으로 뒤따를 ‘물갈이’ 대상의원 명단이 벌써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등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은 김대통령 자신의 오랜 정치철학이었다. 동교동 비서출신인 설훈(薛勳)의원은 23일 “40대 장관, 20대 의원은 김대통령이 오래전부터 피력해온 정치개혁의 상징적 화두”라고 말했다.

물론 김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은 아직 정치철학 차원의 밑그림만 던져놓은 단계다. 권노갑(權魯甲)고문조차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젊은 피’를 수혈해오지 않았느냐”며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조금씩 윤곽을 보이기 시작한 김대통령의 향후 정국구상과 접목시켜보면 몇가지 ‘의미있는’ 구도가 드러난다.

우선 김대통령은 국민회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국정당’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국민의 정치개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자민련과 합당을 하든, 한나라당의 일각이 떨어져나오든 그것은 지역연합이나 정치적 이합집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참모들이 “당이나 정치권에서 단순한 세대교체, 호남물갈이, 또는 시민단체 영입 정도를 연상한다면 대통령의 의중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김대통령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가 ‘국민회의대표 1순위’로 나타난 것을 보고 세대교체론을 연상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하나는 김대통령이 지난해 정당명부제를 얘기하면서 ‘젊은 피 수혈론’을 처음 꺼냈다는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지역구 공천으로는 ‘젊은 피’ 수혈에 한계가 있다. 물론 김대통령의 장악력이 절대적인 호남은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보다는 정당명부제가 훨씬 활용도가 크다. 뿐만 아니라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한 김대통령으로서는 ‘젊은 피 수혈론’을 ‘신(新)정치세력’ 만들기의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젊은 피 수혈론’이 올해 김대통령의 새로운 개혁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배경엔 이런 변수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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